김우민, 황선우, 이호준, 양재훈(왼쪽부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우민, 황선우, 이호준, 양재훈(왼쪽부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수영의 황금세대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여름 2024파리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다.

황선우(21·강원도청)는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7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분45초05의 다나스 랍시스(리투아니아)가 2위, 1분45초26의 루크 홉슨(미국)이 3위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수영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황선우에 앞서 12일에는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김우민(23·강원도청)이 3분42초7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한국수영이 단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선우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목에 건 선수가 됐다. 지난해 후쿠오카대회에선 1분44초42의 기록으로 동메달, 2022년 부다페스트대회에선 1분44초4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각각 획득한 바 있다. 올해 도하대회에선 금메달을 차지해 3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이는 한국선수로는 역대 최초의 기록이다.

‘우승 후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거둔 성과라 더 의미가 깊다. 올해 대회에는 남자 자유형 200m 종목의 강자로 꼽히는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와 매튜 리처즈, 톰 딘(이상 영국) 등이 모두 불참했다. 황선우는 대회 개막 이전부터 우승 후보로 거론돼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를 모두 이겨내고 결선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아시아선수가 약세를 보이는 2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는 것 역시 큰 의미를 지닌다. 중·장거리와 달리 50m, 100m, 200m 등 단거리는 서양선수들이 강세를 보여온 종목이다. 황선우에 앞서 아시아선수로 세계선수권대회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는 2017년 부다페스트, 2019년 광주대회의 쑨양(중국)뿐이었다.

황선우는 이날 레이스를 마친 뒤 ”세계선수권에선 은, 동메달밖에 없어서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 내게 없었던 자유형 200m 금메달을 획득했다. 꿈을 이뤄 굉장히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어 “파리올림픽이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금메달을 따 좋은 발판을 마련했다”며 “남은 5개월 동안 준비를 잘하면 파리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선우와 김우민이 단거리와 중거리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수영은 황금세대의 밝은 기운을 지난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이어가게 됐다. 둘은 지난해 가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다관왕에 등극했다. 황선우는 2관왕(자유형 200m·계영 800m), 김우민은 3관왕(자유형 400m·800m·계영 800m)이었다. 당시 한국수영은 경영 종목에서 금 6, 은 6, 동메달 10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다음 무대는 황선우가 예고한대로 7월 개최되는 파리올림픽이다. 황금세대가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만큼, 이를 발판삼아 올림픽에서도 역영으로 복수의 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은상 스포츠동아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