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임성진. 스포츠동아DB
임성진은 13일까지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8경기 102세트에 출전해 득점(10위·333점), 공격성공률(10위·49.40%), 세트당 서브(8위·0.206개), 세트당 수비(4위·4.78회)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 고루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세트당 수비는 리베로를 제외한 선수들 중 1위다. 공·수에서 팀에 보탬이 돼야 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다운 활약이다.
2020~2021시즌 데뷔 후 성장세가 뚜렷한 점이 눈에 띈다. 팀이 1승5패로 부진했던 올 시즌 정규리그 1라운드에는 그도 52득점과 공격성공률 37.40%로 부진했지만, 2라운드(88점·공격성공률 61.60%)부터 팀의 반등 주역으로 활약했다. 임성진의 부진 탈출에 힘입어 한국전력도 어느새 14승14패, 승점 41로 5위에 올라 마지막까지 ‘봄배구’ 진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팀의 신뢰 또한 굳건하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임)성진이는 공·수에 걸쳐 가장 많이 공을 받는 선수다. 공격에서 세터와 호흡을 더 잘 풀어나가야 한다”며 “성격상 질책보다는 격려를 많이 해줘야 하는 선수라는 점을 잘 안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자주 면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포 타이스(네덜란드)도 “임성진이 팀 전력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한다. 실수를 하더라도 베테랑들을 믿고 뛰어주길 바란다”며 “잘생긴 선수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동료다. 이대로 최선을 다해주면 된다”고 격려했다.
한국전력 임성진. 스포츠동아DB
임성진 역시 주변의 기대를 잘 안다. 우리카드 김지한, 현대캐피탈 박경민, 대한항공 임동혁 등 동갑내기들과 ‘99즈’로 불릴 정도로 V리그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스스로는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간혹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더라도 침착하게 뛰어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변할 때가 많다”며 여전히 자기반성을 많이 하는 이유다.
자기반성은 임성진이 팀과 함께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서겠다는 동기부여이기도 하다. 그는 “데뷔 이후 늘 배구만 생각했다. 잔잔하면서 튀지 않는 선수로서, 연차가 쌓일수록 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스포츠동아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