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슨이 만루 홈런을 친 후 배트 플립을 하는 순간, 해당 경기 중계영상 캡처.
하지만 여전히 전통을 중시하는 야구인이 아직 많은가 보다.
미국 대학야구에서 극적인 동점 만루 홈런을 친 타자가 ‘빠던’을 했다는 이유로 주심으로부터 퇴장 판정을 받아 논란이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 소재 그랜드 캐년 대학교는 지난 주말 네브래스카 대학과 4연전을 펼쳤다.

해당 경기 중계영상 캡처.
사건은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벌어졌다. 네브래스카 대학이 8-3으로 앞선 상황에서 홈팀 그랜드 캐년 대학이 5회 말 반격에 들어갔다. 1점을 추격해 넉 점 차로 좁힌 상황. 무사 만루에서 강타자 타일러 윌슨이 타석에 들어섰다. 윌슨은 볼 카운트 1-1에서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대형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8-8동점을 만드는 극적인 홈런이었다.
배트를 한손에 쥐고 타구의 궤적을 좇으며 1루로 향하던 윌슨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간 것을 확인한 순간 배트를 뒤로 휙 집어던지며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윌슨은 홈 플레이트를 밟은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얼마 후 심판이 배트 플립을 이유로 자신에게 퇴장 명령을 내린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배트 플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현지에선 지나친 판정이라며 심판에 비판적인 분위기다. 4점을 한꺼번에 따라잡은 만루 홈런을 치고도 배트 플립을 할 수 없다면, 언제 하느냐는 것이다.
야구가 다른 종목에 비해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는 이런 경직된 분위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의 마음껏 감정을 표출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