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왼쪽), 홍명보 울산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북과 울산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을 치른다. 이어 1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2차전을 펼쳐 4강 티켓의 주인을 가린다.
두 팀의 만남은 항상 불꽃을 튀겼다. 대개 치열하게 싸우고 전북이 웃곤 했는데, 최근에는 무게추가 반대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울산은 2022, 2023시즌 K리그1을 잇달아 제패한 반면 전북은 2021시즌 통산 9번째 우승 이후 타이틀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올해 만남은 좀더 특별하다. 단순히 ACL 준결승 티켓만 걸린 승부가 아니다. 내년 6~7월 미국에서 개최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권의 향방이 달려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팀이 4강전부터 합류하는 등 이전까지는 이벤트성으로 치러진 클럽월드컵이 내년 대회부터는 완전히 포맷을 바꾼다. 출전팀부터 종전 7개에서 32개로 늘고, 개최 주기는 4년으로 바뀌었다. A대표팀이 경쟁하는 월드컵처럼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16강~결승)까지 진행하며 참가비만 해도 기존 우승상금 500만 달러(약 66억 원)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모두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AFC에는 모두 4장이 할당됐고, 이 중 2장은 2021년 ACL 우승팀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2022년 우승팀 우라와 레즈(일본)가 이미 챙겼다. 나머지 2장은 2023~2024시즌 대회 성적에 따라 배분되는데, 우승팀을 제외하고 ‘클럽 랭킹’에서 가장 높은 순위의 팀이 가져간다. 현재 알힐랄이 랭킹 1위이고, 전북(79점)과 울산(71점)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포인트가 승리(3점)~무승부(1점), 상위 라운드 진출(3점) 시 주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8강 2경기 성적이 굉장히 중요하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루마니아)은 “울산과 만남 자체가 동기부여”라는 말로, 홍명보 울산 감독은 “클럽월드컵 티켓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최근 기세는 공식경기 3연승의 울산이 좋다. ACL 16강에서 반포레 고후(일본)에 2전승을 거뒀고, 포항 스틸러스와 2024시즌 K리그1 개막전에서도 승리했다. 반면 전북은 포항과 겨룬 ACL 16강을 1승1무로 마친 데 이어 리그 첫 경기에선 대전하나시티즌과 비겼다.
전북과 울산은 30일 전주에서 펼쳐질 K리그1 4라운드에서도 격돌한다. 3월에만 무려 3차례 ‘현대가 더비’가 예정돼 있다. 결국 지옥의 3월을 돌파하는 팀이 올 시즌 레이스를 유리하게 운영할 수 있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