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기적’ 일군 ‘팀 코리아’, 스포츠과학과 기업이 함께 뛰었다

입력 2024-08-12 14: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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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2024파리올림픽 현지에서 양궁대표팀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2024파리올림픽 현지에서 양궁대표팀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양궁협회


‘팀 코리아’는 2024파리올림픽을 성공리에 마쳤다. ‘소수정예’가 똘똘 뭉쳐 금 13, 은 9, 동메달 10개를 획득하는 눈부신 성과를 일궜다.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 선수단의 땀과 눈물, 열정이 어우러진 산물이나 스포츠과학과 기업들의 노력도 컸다.

특히 대한체육회가 파리에서 남동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휴양지 퐁텐블로에 마련한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을 빼놓을 수 없다. 군사시설 프랑스국가방위스포츠센터(CNSD)에 차려진 이곳은 올림픽 전초기지이자 베이스캠프 역할을 했다. 체육회는 지난달 11일부터 최신식 실내·외 훈련센터 3개, 지원시설 1개, 식당 1개, 숙소 3개동을 통째로 빌렸다.

최첨단 의무, 훈련 장비 등이 모두 구비된 완벽한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32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올림픽 사전캠프가 마련된 것은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으로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외부 전략 유출을 우려하지 않고 현지 환경에 적응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려 실전을 대비할 수 있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스포츠과학원의 역할도 대단했다. 체력·컨디션, 기술·데이터 분석, 심리 등 다각적 시스템을 운영해 종목별 맞춤형 시스템을 제공했다. ▲경쟁국(선수) 정보수집 ▲과학화훈련 프로그램 ▲환경분석 및 대응체계 구축 등이 핵심이다.

5개 금메달을 싹쓸이한 양궁의 경우, 태극궁사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심리 지원에 중점을 뒀고, 펜싱은 단시간 내 회복을 위해 회복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3차례 금빛 총성을 선보인 사격에서는 대한사격연맹과 한국스포츠과학원이 샤토루 현지를 사전 답사해 VR(가상현실) 기기로 경기장 곳곳을 담아와 선수들이 국내에서부터 경기장을 간접 체험하도록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이 중요한 사수들은 익숙한 기분으로 사선에 섰다.

기업들의 열정 어린 지원도 든든했다. 1985년부터 40년간 현대차그룹과 동행해온 양궁이 대표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다. 2008베이징올림픽부터 모든 올림픽을 직접 찾아다니며 선수들을 세심하게 챙긴 그는 파리도 방문했다. 양궁대표팀 선수들이 정 회장을 ‘큰 형님’, ‘삼촌’으로 부르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하다.

슈팅 로봇 등 최첨단 장비는 물론 매 대회 올림픽 경기장을 그대로 옮긴 ‘세트’를 국내에 구현한다. 진천선수촌에도 엥발리드양궁경기장과 동일한 훈련장이 마련됐다.

아마추어 종목에 각별히 공들인 SK텔레콤도 있다. 특히 펜싱과 인연이 깊다. SK텔레콤은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으며 20년 이상 300억 원을 후원했다. 해외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지원에 집중하면서 2004년부터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펜싱대회’도 후원하고 있다. 2018년부터 펜싱협회장을 맡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은 올림픽 펜싱 전 경기를 관람했다. 역도 은메달리스트 박혜정도 2022년부터 후원하는 등 여러 종목에 정성을 쏟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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