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영풍의 전격화해? … 10년 지나도 고려아연엔 주식 못 판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고려아연과 영풍의 전격 화해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기자회견에서 영풍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에 관해 언급했다. 그렇다면 과연 영풍이 공개매수를 철회하고, 고려아연과 전격 화해를 시도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전격적인 화해는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분위기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영풍이 MBK와 맺은 주주 간 계약서이다.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신고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공개매수자인 영풍은 경영협력계약의 체결일로부터 10년간 보유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MBK외에는 팔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심지어 10년이 지난 이후에도 영풍은 MBK파트너스 측이 요구할 경우 보유한 주식을 넘겨야 하는 우선매수권까지 MBK 측에 부여했다.

심지어 더 큰 문제도 남아 있다.
10년이 지났다고 해도 영풍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 등에게는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팔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한마디로 영풍은 스스로 강력한 계약조건을 걸어놓고 MBK와의 관계를 형성해 놓은 것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양측이 상대방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배임과 허위사실 유포 등 10여건이 넘는다. 양측은 보도자료 배포,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상대방을 비방해 오고 있다. 여기에 국정감사 기간 비방전도 더해졌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감정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