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임채빈이냐, 정종진이냐…연말 빅매치 ‘2024 그랑프리 경륜’ 27일 개막

지난해 열렸던 그랑프리 경륜 결승. 당시 임채빈이 우승했다. 올해도 임채빈과 정종진 두 명이 강력한 우승후보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의 연말 빅매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그랑프리 경륜’이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이번 그랑프리 경륜은 여느 대상 경주와 달리 모든 경주를 특선급 선수로만 편성했다. 첫날인 금요일 예선을 시작으로 토요일 준결승, 일요일 결승을 진행한다.

 최근 그랑프리 우승자를 살펴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회 연속 정종진(20기, SS, 김포)이 우승을 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휴장, 2021년 임채빈(25기, SS, 수성), 2022년 정종진, 지난해인 2023년에는 다시 임채빈이 차지했다. 정종진은 그랑프리에서 최다인 5회 우승했다.

2023년 그랑프리 경륜 우승자 임채빈. 올해도 득점, 상금 등 전 분야에서 1위를 달리며 강력한 우승후보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이번 그랑프리 경륜 역시 임채빈과 정종진이 유력한 우승후보다. 올해 열렸던 다섯 번의 큰 대회 우승을 임채빈(3회)과 정종진(2회)이 나누어 가졌다. 현실적으로 두 선수를 위협할 도전 세력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 또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해 임채빈이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전승을 거둘때만 해도 그의 1인 독주체제가 오래 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후반부터 정종진이 무섭게 추격하며 두 선수의 양강 구도가 살아났다.

 임채빈은 올해 61경기에 출전해 승률 93%, 연대율은 100%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 상금 등 모든 분야에서 1위다. 다만 올해 정종진에게 두 번, 양승원(22기, SS, 청주)과 전원규(23기, SS, 동서울)에게 각 한 번씩 진 경험이 있다. 맞설 상대가 없는 천하무적이던 지난해 기세와는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기량을 회복하며 다시 기록이 절정에 이르렀다. 선행형 선수 대부분처럼 임채빈 역시 쌀쌀한 날씨에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아직 정종진만큼은 아니어도 경기 운영 능력도 더 좋아졌고 소속팀인 수성팀의 전력도 많이 상승해 그의 앞과 뒤를 받쳐줄 우군까지 든든하다. 장점인 지구력을 내세운 자력 승부 능력은 여전히 무섭다. 마지막 결승까지 좋은 몸 상태와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통산 세 번째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

그랑프리서 최다인 5회 우승 기록을 가진 정종진. 올해 임채빈과의 맞대결에서 두번이나 승리를 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정종진은 올해 62회 출전해 55회 1위를 기록하며 승률 89%를 기록 중이다. 임채빈의 기세가 워낙 높아서 그렇지 정종진의 기량과 성적 역시 전성기 못지않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는 유독 임채빈에게 밀리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8번의 맞대결에서 승리는 단 한 번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37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속력이 한창때보다 더 빨라졌고, 선행이나 젖히기 같은 자력 승부 비중도 더 높아졌다.
그 결과 4월 언론사배(스포츠조선 배) 대상에서는 임채빈을 마크하다 처음 추입에 성공했고, 10월 개장 30주년 기념 대상 경주에서는 아예 초반부터 임채빈을 뒤로 붙여놓고 젖히기 자력 승부로 우승했다.
정종진의 최대 장점은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노련미와 막판 결정력이다. 특히 함께 레이스에 나서는 5명의 선수까지 폭넓게 활용하는 경주 운영 능력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그의 전매특허다.

 이처럼 양강 구도가 선명한 가운데 이변을 일으킬 복병으로는 가장 많은 선수가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서울팀이 있다. ‘경륜 8학군’이라 불리는 동서울팀은 전원규(23기, SS), 신은섭(18기, SS), 정하늘(21기, S1), 정해민(22기, S1), 김희준(22기, S1) 등이 출전할 전망이다. 이들이 결승에 다수 진출하면 임채빈과 정종진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동서울팀은 강자들이 많은 훈련지임에도 아직 그랑프리 우승자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임채빈은 예선과 준결승에서 몸 상태가 어떤지 주시하며 경주를 볼 필요가 있고, 정종진을 비롯해 다른 선수들은 같은 훈련지 동료들이 얼마나 많이 결승에 진출할지 보는 것이 올해 그랑프리 경륜의 관전 요소”라고 분석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