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미키 17’, ‘파과’,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파과·베를린국제영화제

왼쪽부터 ‘미키 17’, ‘파과’,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파과·베를린국제영화제


칸,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 축제로 꼽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가 1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연출작 ‘미키 17’와 경쟁 부문에 진출해 수상을 노리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를 포함해 총 7편의 한국 영화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세계 영화인을 만난다.

O봉준호 신작 최초 공개

최고 화제작은 단연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다. 봉 감독이 베를린을 찾는 건 2014년 ‘설국열차’가 포럼 부문에서 상영된 이후 11년 만이다. 수상과는 관련 없는 비경쟁 부문인 스페셜 갈라 섹션에서 소개되지만, 칸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상을 동시 석권한 2019년 ‘기생충’ 이후 선보이는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경쟁 부문 진출작 이상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키 17’은 목숨이 걸고 해야 하는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복제인간 소모품(익스펜더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으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SF로,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했다. 16일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

민규동 감독이 연출하고 이혜영이 주연한 ‘파과’ 역시 스페셜 갈라 섹션에서 14일 상영된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과’는 중년 여성 킬러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혜영이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는 건 1985년 ‘땡볕’ 이후 40년 만이다.

한예리가 알코올 중독자를 연기한 ‘봄밤’(강미자 감독)과 다큐멘터리 ‘폭력의 감각’(김무영 감독)은 포럼 부문에서, 중편 영화인 ‘창경’(이장욱 감독)과 ‘광합성 하는 죽음’(차재민 감독)은 포럼 익스펜디드 부문에서 각각 소개된다. 박찬욱 감독과 동생 미디어 아티스트 박찬경이 공동 연출한 단편 ‘파란만장’은 단편 특별 프로그램으로 상영된다.

O홍상수, 6번째 수상 성공?

올해 베를린의 초청을 받은 한국 영화 중 수상 가능성이 있는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은 홍상수 감독의 33번째 장편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가 유일하다. 홍 감독이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초대장을 받은 건 무려 9번째로, 이번 영화로 6번째 수상을 노린다.

영화는 한 젊은 여성이 남자 친구를 가족들에게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며 하성국, 권해효, 조윤희 등이 출연한다. 21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한 뒤, 수상 여부는 23일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또한 이번 영화는 2017년부터 불륜임을 인정하고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홍 감독과 김민희가 협업한 16번째 작품으로도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이 최근 임신 소식으로 충격을 안긴 만큼이번 영화제에 함께 모습을 드러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은 협업작으로 해외 영화제의 초대를 받았을 때마다 대부분 동행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내 온 바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