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황선홍 대전 감독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사진제공ㅣ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15일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황선홍 대전 감독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사진제공ㅣ한국프로축구연맹




황, 11일 포항-가와사키전 전력 탐색차 스틸야드 찾아
개막전 포항 이길 비책 찾느라 김일진 코치와 분주히 메모
대전 3-0 완승 배경에 탐색전 한 몫…우승 후보로 떠올라

‘황새’ 황선홍 대전 감독이 포항스틸러스와의 개막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배경에는 사흘전 포항을 찾아 전력을 탐색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감독은 김일진 코치와 함께 지난 11일 저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7차전 경기를 보기 위해 포항을 찾았다.

황 감독은 친정집이기도 한 포항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날도 포항의 선수구성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열심히 메모했다. 그는 “수비에 (신)광훈이가 안 보이네…무슨 일이 있느냐”며 포항 관계자에 묻기도 했다.

이날 황 감독은 가와사키전에 투입된 포항 선수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김일진 코치와 대화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는 포항이 가와사키에 4-0으로 대패하자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전력탐색을 다했는지 황급히 자리를 떴다.

특히 포항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체크하면서 개막전 승리비책을 구상하는 듯 했다. 황 감독은 포항이 공격할 때 수비를 많이 끌어 올리는 점을 눈여겨 봐 놨다.

아니나 다를까 포항과 대전 개막전에서 포항의 3번째 골이 이 부분에서 터졌다. 포항 수비가 많이 올라간 틈을 타 발 빠른 정재희가 뒷공간을 침투해 중앙으로 쇄도하던 주민규한테 밀어준 장면이 황 감독의 탐색전 작전과 맞아떨어진 것.

축구명가 포항은 대전과의 홈 개막전에서 3-0 대패를 당하며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전력탐색차 포항스틸야드를 찾은 황 감독은 어려운 발품을 판 만큼 귀중한 승리를 챙겨갔다. 올해 우승이 목표라는 대전 황 감독의 말이 우습게 들리지 않았다. 

포항ㅣ정다원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정다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