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에 암이 생기면 호흡, 음식 섭취, 발성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많은 기관이 모여있는 만큼 발생 부위에 따라 엄의 초기 증상도 다양한데 주요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가장 큰 것으로 꼽힌다    사진제공|고려대안산병원

두경부에 암이 생기면 호흡, 음식 섭취, 발성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많은 기관이 모여있는 만큼 발생 부위에 따라 엄의 초기 증상도 다양한데 주요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가장 큰 것으로 꼽힌다 사진제공|고려대안산병원


두경부는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에 암이 생기면 호흡, 음식 섭취, 발성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두경부암으로는 구강에 생기는 구강암, 목구멍에 생기는 인두암과 후두암, 식도 입구에 해당하는 하인두암, 코 주변에 발생하는 부비동암, 비강암, 귀밑과 턱밑에 생기는 침샘암 등이 대표적이다. 고려대안산병원 권순영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두경부암의 주요 특징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발생 부위 따라 초기 증상도 다양
두경부에 많은 기관이 모여있는 만큼 발생 부위에 따라 초기 증상도 다양하다.
구강암의 경우 입술, 잇몸, 혀 등에 단단한 덩어리가 생기거나 오래 지속되는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음식을 씹거나 삼킬 때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구강암 중 가장 흔한 설암은 혀에 궤양이 생기고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귀 주변이나 턱 아래에 혹이 만져진다면 침샘암을 의심할 수 있다. 비인두암은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코막힘,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후두암은 쉰 목소리가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만약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고, 목에 이물감이 들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두경부암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가장 큰 것으로 꼽힌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12~15배 정도 높다. 흡연과 음주를 함께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최근에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연관된 두경부암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두경부암의 일종인 구인두암의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경부암의 경우 다른 암들과는 달리 생존율 외에도 치료 과정에 살펴야 할 부분들이 많다. 먹고 말하고 호흡하는 기관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암의 제거 이후에도 각 기능의 보존과 재건 수술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전후로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 등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재발율도 낮출 수 있다.

암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면 수술 과정에서 상당한 조직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 재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일례로, 후두암으로 후두를 절제한 경우 인공성대를 삽입해야 한다.
하인두암으로 인해 인두를 제거하면 피부를 절개해 인두 형태를 만든 후 이식하는 재건 수술을 해야 한다. 다행히 재건 수술 후 대부분의 환자가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지만, 수술 이후에는 삼킴 장애, 발성 장애, 조음 장애 등을 극복하기 위한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권순영 교수는 “두경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목 부위는 매우 좁고 중요한 혈관과 신경들이 지나는 통로여서 굉장히 섬세한 수술이 필요하고 절제 범위를 결정하는 데 의사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혀에 암이 생겼을 때 그 부위를 넓게 절제하면 재발률은 낮아지겠지만 환자의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재발률 감소와 신체 기능의 보존 정도를 고려해서 최적의 수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아울러 구강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남녀 모두 12~26세에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해당 바이러스와 관련된 구인두암이나 구강암의 발생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고려대안산병원 권순영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사진제공|고려대안산병원

고려대안산병원 권순영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사진제공|고려대안산병원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