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들의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이 심상치 않다. 롯데 전준우, 한화 채은성, 삼성 구자욱(왼쪽부터)은 3월보다 4월의 타격 사이클이 더욱 떨어지며 타율 2할의 문턱을 넘기는 것마저 힘겨워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주장들의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이 심상치 않다. 롯데 전준우, 한화 채은성, 삼성 구자욱(왼쪽부터)은 3월보다 4월의 타격 사이클이 더욱 떨어지며 타율 2할의 문턱을 넘기는 것마저 힘겨워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주장의 무게 탓일까. 전준우(39·롯데 자이언츠), 채은성(35·한화 이글스), 구자욱(32·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초 타격 부진이 심상치 않다.

올 시즌 10개 구단의 주장 중에는 김광현(37·SSG 랜더스)을 제외한 9명이 잇단 기복에 시달렸다. 처음 주장이 된 박해민(35·LG 트윈스), 장성우(35·KT 위즈),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도 개막 직후 타석에선 잠잠했다. 두산 베어스 복귀 후 처음 ‘C’(captain·주장)자를 단 양의지(38)도 지난달에는 타율 0.174로 부진했다. 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멀티히트(4타수 3안타)로 되살아난 그는 “지난달에는 너무 추웠다”며 웃으며 부진을 털어냈다.

아직 웃지 못하는 주장도 많다. 그 중에도 지난해부터 한화의 주장을 맡고 있는 채은성의 방망이가 유독 잠잠하다. 지난달 8경기에선 홈런 없이 타율 0.240(25타수 6안타)로 부진했고, 타점도 없었다. 한화로선 시즌 초반부터 팀 성적이 저조한 탓에 주장이자 중심타자인 채은성의 반등이 절실했다. 4월 들어선 타격감이 도리어 차가워졌다. 3일 대전 롯데전부터 4경기에선 1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기도 했다. 이 기간에는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적조차 없었다. 이 때문에 시즌 타율도 2할(0.170·8일 기준)을 못 넘기는 실정이다.

구자욱(0.179)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구자욱은 주장을 처음 맡게 된 지난 시즌에는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다툴 정도로 맹활약했다. 다만 올 시즌에는 출발이 늦다. 구자욱의 타격 그래프도 채은성과 비슷하다. 지난달에는 8경기에서 타율 0.258(31타수 8안타), 2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경기수 대비 장타와 타점도 적잖게 나왔지만, 구자욱에게 어울리는 성적은 아니었다. 그 역시 4월 들어 더더욱 침묵했다. 3일 광주 KIA전부터 4경기에서 18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볼넷 1개로 출루한 게 전부다.

전준우도 최근 들어 저조하다. 가까스로 타율 0.200을 맞춘 그는 지난달 8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14(28타수 6안타), 1타점에 그쳤다. 후배들에게 중심타자 자리를 물려준 그는 하위타순에서 좋은 타구를 만들곤 했다. 이후 후배들이 부상, 부진으로 전열을 이탈하자, 갑작스레 맡게 된 리드오프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2일 대전 한화전부터 4경기에선 13타수 무안타로 다시 조용해졌다. 6일 사직 두산전의 멀티히트(5타수 3안타)가 반등의 계기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