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기조가 뚜렷한 키움에서도 신인 급 선발투수들을 기용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을 단계적으로 확인하고 키워내 1군 선수로 만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리빌딩 기조가 뚜렷한 키움에서도 신인 급 선발투수들을 기용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을 단계적으로 확인하고 키워내 1군 선수로 만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가능성을 본 뒤 1군에서 어떻게 경쟁하고 살아남는지 보는 거죠.”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9일 고척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전날 2이닝 9실점(8자책)한 고졸 신인 윤현(19)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31순위로 입단한 윤현은 지난달 27일 콜업됐고, 3차례 선발등판 경험을 쌓았다. 홍 감독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게 재정비의 시간을 주려고 한다. 가능성을 보인 만큼 퓨처스(2군)팀에서도 선발수업을 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키움은 리빌딩 기조가 뚜렷한 팀이다. 윤현을 제외해도 1군에는 여전히 저연차 선수가 많다. 선발진에만 2년차 이내의 선수가 3명이나 됐다. 올해 신인 중 전체 1번인 정현우와 2년차 김윤하도 꾸준히 기회를 받는 투수들이다.

키움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다. 아무리 리빌딩 기조가 뚜렷해도 아무런 기준 없이 기회를 줄 순 없다. 홍 감독은 저연차 선수들의 잠재력에 대한 평가를 들은 뒤 스프링캠프에 데리고 가 가능성을 확인한다. 선발의 경우에는 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인다면 1, 2군을 오가더라도 선발로 꾸준한 기회가 주어진다.

홍 감독은 “신인 급의 선발등판 기준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나 등판시킬 순 없지 않겠는가. 고교 시절의 잠재력이 프로에서도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으니 캠프부터 프로 선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는지 면밀히 따져 기회를 준다”고 설명했다.

기회를 받은 선수가 보여줘야 할 것도 있다. 홍 감독은 “신인급들은 경험이 적기 때문에 실점도 적잖게 할 수 있다. 그럴 때 무엇이 부족한지 스스로 깨닫고, 더 키워야 할 강점이 무엇인지 아는 선수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회를 받으면 마운드 위에선 일단 스트라이크를 어떻게 던지는지 본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또 “신인급들의 기회를 일부 보장해주는 측면에서 경기나 이닝수를 정해주기도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진 않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우리 팀의 구성상 신인 급들이 뛸 공간이 많다. 그 안에서 어떻게 경쟁하고 살아남는지를 본다. 그래야만 무너지더라도 다시 1군 경기에 언제든 뛰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고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