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두 번째 정규 앨범 <브루흐 & 코른골트>를 발매한다.
5월 9일 유니버설 뮤직을 통해 발매되는 이번 앨범은 바이올린 레퍼토리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막스 브루흐와 볼프강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수록하고, 코른골트의 소품 편곡 버전까지 담아 완성도를 높였다.
김봄소리는 야쿠프 흐루샤가 지휘하는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 협주곡 두 곡과 코른골트 소품 두 곡을 녹음했으며, 피아니스트 토마스 호페와는 코른골트 소품 두 곡을 연주했다. 이번 앨범은 2021년 도이치 그라모폰 데뷔작 [Violin on Stage] 이후 4년 만에 발표되는 정규앨범이다.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은 낭만주의 바이올린 음악의 정수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연주되는 작품 중 하나다. 김봄소리는 긴 호흡의 선율을 탁월하게 표현하며 브루흐의 아름다움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마지막 악장 ‘피날레’에서는 춤추듯 경쾌하면서도 서정적인 연주로 관객을 사로잡고, 밤베르크 심포니의 섬세하고 힘 있는 반주가 생동감을 더했다.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낭만주의 전통과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다채로운 음향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화려한 기교가 돋보인다. 김봄소리는 “브루흐 협주곡은 제 기억이 닿는 한 제가 가장 오래전부터 한결같이 사랑해온 작품이다. 코른골트는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번뜩이는 기교가 어우러져,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나를 유혹한다. 하나하나의 악구들이 엮여 거대한 내러티브를 이루는 풍성한 경관 속으로 단번에 빨려 들어간다”고 밝혔다.
앨범 후반부에는 코른골트의 오페라 및 극작품에서 발췌한 곡들이 이어진다. 셰익스피어 희곡 <헛소동>의 부수음악 ‘정원에서의 장면’, 오페라 <죽음의 도시>의 유명 아리아 ‘마리에타의 노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됐고, 오페레타 <조용한 세레나데>의 ‘그대 없이’와 ‘아름다운 밤’은 피아노 반주로 편곡해 담았다.
김봄소리는 “‘마리에타의 노래’는 바이올린 주자에게 표정이 풍부한 사람의 음성을 대신할 기회를 제공한다. 반면에 ‘정원에서의 장면’은 본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쓴 작품이지만 저는 풍성한 오케스트라적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조용한 세레나데’의 수록곡들은 성악곡이 새로운 편성 속에서 어떻게 독자적인 생명을 얻는지 탐구하는 나만의 방법이었다”고 전했다.
2016년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김봄소리는 2021년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클래식 음악계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앨범은 어린 시절부터 전설적인 연주자들의 음반을 들으며 자라온 김봄소리가 오랜 시간 연주해온 작품들과의 깊은 개인적 유대를 담은 결과물이다. 특히 김봄소리의 멘토이자 스승인 김영욱이 1972년 밤베르크 심포니와 녹음한 브루흐 협주곡의 발자취를 잇는 작업으로도 의미가 크다.
앨범 발매에 맞춰 김봄소리와 밤베르크 심포니는 유럽과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5월 17~18일 독일 밤베르크, 19일 뮌헨, 31일 성남아트센터, 6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브루흐 협주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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