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무대는 ‘유경험자’인 이재성, 황인범, 황희찬(왼쪽부터)에게도 언제나 간절한 무대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월드컵 본선 무대는 ‘유경험자’인 이재성, 황인범, 황희찬(왼쪽부터)에게도 언제나 간절한 무대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월드컵은 모든 선수들에게 허락된 무대는 아니다. 커리어 동안 단 한 번도 밟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희소성과 상징성 때문에 월드컵을 이미 경험한 선수들도 언제나 출전을 갈망하는 ‘꿈의 무대’다. 월드컵 ‘유경험자’인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턴)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한국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최종 10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무패(6승4무·승점 22)의 선두로 예선을 마감했다. 6일 이라크와 원정 9차전 2-0 승리로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지만, 홈팬들 앞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대표팀에는 주장 손흥민(토트넘) 말고도 언제든 믿음직스러운 주축들이 있다.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2022카타르월드컵 멤버들은 여전히 대표팀 전력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으며,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안정적인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성은 북중미월드컵 예선 전 경기에 소집되며 한결같은 활약을 펼쳤다. 2차예선 4경기와 최종예선 전 경기 출장으로 팀에 헌신했고, 쿠웨이트전 출전까지 A매치 98경기를 기록하며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입성을 눈앞에 뒀다.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본선을 바라보지만, 이재성은 여전히 겸손하다. “2018년, 2022년에도 최종예선을 함께 했던 선수들이 모두 본선에 간 것은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이를 잘 인지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보장된 것은 아니다”며 “월드컵은 언제나 다시 가고 싶은 무대”라고 말했다.

황인범도 이재성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이날 손흥민과 이재성이 선발 명단에서 빠진 가운데, 황인범이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첫 본선 무대를 밟으며 16강 진출의 주역이 된 그는 이번 예선에서 무려 1397분을 뛰며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주전 수문장 조현우(1297분), 에이스 손흥민(1165분)도 황인범의 출전시간에 미치지 못했다. 황인범은 “월드컵은 내게 너무 행복한 추억으로 남은 대회였다. 그때보다 더 큰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다짐했다.

최근 부상과 부진을 겪으며 소속팀에서 힘겨운 시즌을 보낸 황희찬도 월드컵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쿠웨이트전 후반 38분 투입돼 짧은 시간 소화한 그는 “어떤 부분들이 부족했는지 시간을 갖고 돌아봤다. 월드컵은 내가 발전해야만 밟을 수 있는 무대”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