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파열음 나는 강원의 홈경기 분산개최 문제…유치 도시 ‘재공모’→지자체와 구단의 끝없는 갈등이 행정진행 저해한다

강원FC가 내년 홈경기 유치를 위한 공모를 진행한 결과, 강릉시만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존 공동 개최지였던 춘천시가 개최를 포기했다.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홈경기 운영은 물론, 구단과 지자체 간의 협력 관계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강원FC와 연고지 지자체 간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다.

강원FC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춘천시와 강릉시를 대상으로 2026시즌 홈경기 유치 공모를 진행한 결과 강릉만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강원FC는 같은 조건으로 5일부터 12일까지 재공모에 들어갔다. 강원FC는 재공모에서도 단독 신청이 이뤄지면 해당 지자체에서 2026년 K리그와 코리아컵 홈경기 전 경기를 개최할 방침이다.

하지만 춘천시는 강원FC 김병지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가 없는 한 공모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춘천시는 김 대표가 4월 기자회견에서 춘천시민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고, 5월 춘천 홈경기 당시 육동한 춘천시장을 포함한 시 관계자들의 경기장 출입을 제한한 점을 문제 삼아 구단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강원FC는 2022년 춘천시, 강릉시와 협약을 맺고 홈경기를 분산 개최해왔다. 문제의 발단은 4월 강원FC 김 대표가 팀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홈경기 개최지 관련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춘천시와 타 지역을 비교하며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것이었다.

이후 5월 춘천의 송암스포츠타운에서는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렸고, 이를 두고 강원FC는 철거를 요구했으나 춘천시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강원FC는 육 시장과 춘천시 관계자들의 경기장 출입을 제한했다. 특히 지난달 육 시장이 “구단이 가격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실상 다음 시즌 개최 포기를 시사해 갈등이 증폭됐다.

이러한 갈등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국민의힘 소속 춘천시의원들은 “춘천시가 강원도민과 팬들을 배신했다”며 춘천시의 대응을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강원FC는 도민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구단”이라며 “지자체 간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구단이 먼저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9월부터 진행될 강원FC의 ACL 홈경기 개최지는 춘천시로 확정됐다. AFC기준을 강릉은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홈경기 운영은 물론, 구단과 지자체 간의 협력 관계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