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
(설채현 저 ㅣ 동아일보사)

강아지는 왜 꼬리를 흔들까?

많은 사람이 “신나서”라고 생각하지만, 설채현 수의사는 여기서부터 오해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반려견 행동의 진실을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사람과 개는 다르기 때문에 인간의 감정으로 개의 행동을 해석하는 건 위험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반성하는 표정’도 실은 혼나지 않기 위한 본능이라는 설명은 익숙한 반려견 해석에 의문을 던진다.

꼬리를 빠르게, 좁게 흔드는 건 경계나 불안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것. “우리 개는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라고만 생각했던 보호자라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다.

책에는 실생활에 쓸 수 있는 훈련법과 건강 체크법도 많다. 특히 갑자기 행동이 달라졌다면 환경뿐 아니라 건강 문제(신장, 갑상선 등)도 의심해 보라는 조언이 인상적이다.

분리불안 훈련, 입마개 긍정 경험, 칫솔질, 발톱·항문낭 관리 등 구체적인 노하우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담았다.

죽음과 이별을 대하는 태도 역시 특별하다. 펫로스, 안락사 같은 주제까지 차분하게 다루며,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는 마음을 일깨운다.

결국 “정말 그 개를 개답게 사랑하고 있느냐”라는 물음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귀엽다고 모든 행동을 용서하기보다 진짜 반려견의 언어와 마음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