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와 경영학, 한 번에 읽는 청춘 성장기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와사키 나쓰미 저 ㅣ 동아일보사)

야구와 경영학이라는 의외의 조합….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은 2010년 일본에서 출간된 후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화제작이다. 제목 그대로 평범한 고등학교 야구부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의 경영서 ‘매니지먼트’를 읽고 팀에 변화를 가져오는 과정을 따라간다.

주인공 미나미는 친구의 부탁으로 야구부 매니저가 된다. 문제는 팀의 분위기가 그리 밝지 않다는 것. 오랜 기간 하위권에 머물러온 데다 부원들의 사기도 바닥에 가깝다. 미나미는 ‘야구 매니지먼트’에 관해 공부하려다 우연히 피터 드러커의 경영학책을 읽게 되고 여기서 “조직의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접한다. 그 답을 찾아가면서 야구부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한다.

책 속에서 미나미와 팀원들은 야구부의 ‘고객’이 자신들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때부터 팀의 목표 역시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각자가 성장하고, 모두가 함께 즐기는 팀 만들기로 전환된다. 기존의 훈련 방식과 운영도 미나미와 부원들이 스스로 고민해 새롭게 바꾼다. 역할 분담을 세분화하고, 서로의 강점을 살리는 훈련법을 도입한다. 이 과정에서 미나미가 경영학 원리를 실제로 팀 운영에 적용하는 모습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이자 설득력이다.

특히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진지함’과 ‘고객 창조’ 같은 개념이 고등학생들의 시선으로 재해석된다. 이 책은 조직 경영의 기본이 고객 중심이라는 사실을 야구라는 생활 속 이야기로 풀어낸다. 또한 주인공 미나미의 질문과 고민, 팀원들과의 갈등과 화해, 시합을 앞두고 겪는 좌절과 도전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이 소설은 은 단순한 스포츠 소설이 아니다. 교실이나 동아리, 회사 등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조직과 모임에도 적용할 수 있는 리더십과 협업, 성장의 원칙이 담겨 있다. 팀워크란 무엇이고, 좋은 리더란 누구인가, 어떻게 조직이 바뀌고 각자가 성장할 수 있는지 차분히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경영학이라는 딱딱한 학문을 고교 야구부라는 생활 현장에 접목한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한 흥미로운 성장 소설이자 인생 매니지먼트 교과서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