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민성이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 6회말 대타로 출전해 통산 1800경기의 금자탑을 쌓은 뒤 관중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김민성이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 6회말 대타로 출전해 통산 1800경기의 금자탑을 쌓은 뒤 관중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유니폼 입고 달성해 기쁩니다.”

롯데 자이언츠 김민성(37)은 6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6회말 대타로 출전해 통산 18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이튿날 그는 자신의 통산 1801번째 경기에서 8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전해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작성하며 새로운 챕터를 시작했다. 1800경기를 뛴 선수는 KBO리그의 44년 역사에서도 김민성을 포함해 37명뿐이다. 현역 선수 중에는 김민성이 12번째다. 현재 롯데 선수로는 주장 전준우(1829경기) 바로 다음이 김민성이다.

2007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민성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LG 트윈스를 거친 뒤 지난해 롯데로 복귀했다. 그는 “2007년 롯데에 입단한 뒤 많은 감독님과 코치님께 기회를 받은 덕분에 1800경기를 뛸 수 있었다.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 유니폼을 입고 기록을 달성하게 돼 기쁘다. 오랜 시간 묵묵히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롯데 김민성이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 도중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김민성이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 도중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김민성의 1800경기 출장에는 기량을 유지하려는 노력만큼이나 그를 클럽하우스의 버팀목으로 만든 성향도 단단히 한몫했다. 롯데는 지난해 LG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그를 영입할 당시 “김민성은 저연차 선수들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많은 후배 선수들이 김민성에게 의지한다. 손호영은 “LG 시절부터 힘들 때면 늘 (김)민성이 형에게 달려간다. 입에 바른 소리가 아니고, 형은 정말로 우리 팀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김민성은 클럽하우스의 훈련 분위기를 바꾸는 데에도 일조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김민성이 먼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으면 다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러 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우리 팀이 정말 필요로 했던 선수”라고 귀띔했다. 구단의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은 “김민성이 저연차 선수가 많아진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준다. 지금 우리 팀에는 전준우, 정훈과 셋이 서로 다른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어주는 영향이 크다”고 고마워했다.

롯데 김민성이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 도중 안타를 기록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김민성이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 도중 안타를 기록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에는 난세 영웅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주축 선수로 발돋움한 윤동희, 고승민, 황성빈이 잇달아 다친 시즌 초부터 타격은 물론, 1·2·3루수 수비를 가리지 않고 팀을 지탱했다. 올 시즌 뛴 70경기(선발 44경기) 중 교체로 출전한 비중이 적지 않은데도 꾸준히 기량을 유지한 게 컸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베테랑이 필요한 이유를 몸소 보여준 것 같다”며 “냉정하게 바라봐도 김민성과 정훈이 버텨준 덕분에 지금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김민성을 비롯한 베테랑들의 고군분투로 시즌 58승3무46패를 마크하며 3위를 지키고 있다.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는 김태형 롯데 감독은 베테랑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뛸 수 있게 조금이나마 짐을 덜어주고 싶어 한다. 그는 “민성이가 (전)준우, (정)훈이와 그라운드 위의 리더 역할까지 맡는 게 쉬운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는 것부터 이미 하고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라운드 위에선 지금 주축 선수로 뛰는 젊은 선수들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성은 “순위 경쟁이 치열한 만큼 팀이 더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내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