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탱크.
경주마는 대개 2세에 데뷔해 3~5세 전성기를 거쳐 6~7세에 은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1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선 11세의 노장 ‘서울탱크’가 8두 중 6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눈길을 끌었다. 경주마로는 보기 드문 고령인 11세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서울탱크는 이날도 변함없는 투지로 힘찬 발굽을 내디뎠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근력과 체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경주마가 11세까지 현역으로 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울탱크는 화려한 우승 경력이나 1등급마의 타이틀은 갖지 못했다. 하지만 2세부터 11세까지 근 10년간 꾸준히 출전하며 완주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총 90번의 경주를 통해 부상과 슬럼프를 이겨내며 쌓아온 서울탱크의 커리어는 우승보다 더 값진 꾸준함의 상징이 됐다.
경마 역사를 돌아보면 서울탱크처럼 인상 깊었던 언더독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

차밍걸.
한국 경마 역사에 ‘0승101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이름을 남긴 ‘차밍걸’이 대표적이다. 숫자만 보면 실패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경주마가 통상 50회 정도 경주를 마치면 은퇴한다는 점에서 그의 질주는 ‘완주 자체가 승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2013년 9월 은퇴할 때까지 ‘위대한 똥말’로 불리며 당대 최강마들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차밍걸의 얘기는 어린이 동화책으로 출간되고 창작공연으로 제작돼 많은 이에게 뜨거운 울림을 주기도 했다.

루나(앞).
‘루나’의 삶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기적의 서사’로 불린다. 2001년 제주에서 태어난 루나는 선천적으로 왜소할 뿐만 아니라 허리 인대 염증으로 다리를 절뚝거리기까지 했다. 경주마로 뛰기 어렵다는 평가가 따랐지만, 김영관 조교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세심한 관리와 맞춤형 재활훈련 끝에 2004년 마침내 데뷔했고, 김 조교사에게 첫 대상경주 우승까지 안겨줬다. 이후 2009년까지 국내 최정상급 암말로 활약하며 몸값의 78배에 달하는 상금을 벌어들였다. 팬들에게 루나는 ‘장애를 딛고 최고가 된 희망의 상징’이었다.

마이티젬의 자마 마이티러브와 김태희 기수.
‘마이티젬’과 그의 딸 ‘마이티러브’의 스토리는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감동 드라마다. 마이티젬은 장거리 경주에서 안정적인 실력을 발휘하며 KNN배(G3)에서 준우승, 경남도지사배(G3)에서 입상했지만 경주 중 다리 분쇄골절이란 큰 부상을 당했다. 사람으로 치면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정도의 심각한 부상이었고, 수의사들은 경주마로서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병태 마주는 말을 어떻게든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다리에 금속 플레이트를 삽입하는 큰 수술을 진행했고 수차례 재수술과 오랜 치료, 재활 끝에 기적적으로 회복한 마이티젬은 제주도로 휴양을 떠나 그곳에서 마이티러브를 출산하며 삶의 의지를 더욱 단단히 다져갔다. 어미보다도 작은 체구지만 그 영특함과 불굴의 정신을 그대로 물려받은 마이티러브는 올해 신년 첫 경주에서 당당히 승리를 거두며 조 마주와 서홍수 조교사에게 눈물겨운 감격을 선사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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