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오른쪽)이 24일 대전 SSG전 5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좌월 투런포를 터트린 뒤 손아섭과 함께 환호하는 모습. 노시환과 손아섭은 12살 차이가 나는 선후배 관계지만, 친형제와 다름 없는 특급 ‘케미스트리’로 한화의 팀 분위기 상승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노시환(오른쪽)이 24일 대전 SSG전 5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좌월 투런포를 터트린 뒤 손아섭과 함께 환호하는 모습. 노시환과 손아섭은 12살 차이가 나는 선후배 관계지만, 친형제와 다름 없는 특급 ‘케미스트리’로 한화의 팀 분위기 상승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정신적 지주가 있는 느낌이죠.”

한화 이글스 외야수 손아섭(37)과 내야수 노시환(25)은 손아섭이 올해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 합류하기 전부터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온 사이였다. 부산 출신인 둘은 롯데 투수 최준용을 통해 친분을 쌓기 시작해 지금의 관계에 이르게 됐다. 

손아섭이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시절, 한화와 경기를 하면 경기 전 노시환을 만나 그에게 춤을 추게 만든 얘기는 이미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얘기다. 노시환의 춤을 볼 때마다 손아섭이 좋은 타격을 해 이는 손아섭에게 경기 전 일종의 ‘루틴’처럼 자리를 잡기도 했다.

특급 친분을 자랑하던 두 타자는 공교롭게도 올해 같은 팀으로 뛰게 됐다. 손아섭이 지난 7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 합류하게 되면서 이제는 적이 아닌 동료로 그라운드에 함께 나서게 된 것이다.

한화 손아섭(앞)과 노시환.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손아섭(앞)과 노시환.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12살 차이가 나는 선·후배 관계지만, 둘은 누구보다 가깝게 지내며 올해 한화의 약진을 이끌고 있다. 데뷔 때부터 줄곧 한화에 있었던 노시환은 손아섭의 새 팀 적응을 도우며 그의 특급 조력자로 나서는 모습이다. 

노시환은 “사는 곳이 선배님 집 근처다. 점심에 만나 같이 밥 먹고 야구장으로 출근하는 게 거의 루틴처럼 됐다. 밥은 선배님이 매번 사주신다”고 웃으며 말했다.

노시환은 “선배님이 우리 팀에 와서 너무 재밌다. 선배님보단 친형 같은 느낌이다. 또 정신적 지주가 옆에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가 야구가 안 될 땐 선배님이 나를 웃겨주고, 선배님이 야구가 안 될 땐 내가 가서 선배님을 웃겨드린다. 그런 게 서로 좋은 작용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화 손아섭.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손아섭.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올해 유독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시환에게 손아섭의 한화 합류는 매우 큰 힘이 되고 있다. 노시환은 올 시즌 홈런 부문에선 지난해와 같은 기록을 달성하며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즌 타율이 계속 2할 초반 대에 머물러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4번타자로 줄곧 나서고 있지만, 득점권 타율도 2할대로 저조하다.

베테랑 손아섭은 노시환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야구와 관련해서는 그에게 최근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다. 야구장 밖에선 누구보다 친한 형이지만, 야구장에선 야구와 관련된 특별한 얘기를 굳이 하지 않는다.

손아섭은 “내가 괜히 (야구와 관련된) 말을 하면 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냥 장난도 많이 치고, 좋은 에너지만 최대한 주려고 한다. (노)시환이가 좋은 기분으로 경기에 임했으면 한다. 선배로서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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