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는 15일 현대캐피탈이 KOVO컵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15일 FIVB가 KOVO컵 개최를 위해 각 팀에 외국인 선수와 세계선수권 예비명단 등록 선수를 제외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에 현대캐피탈은 가용 인원 부족으로 대회 하차를 결정했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오른쪽). 사진제공|KOVO

KOVO는 15일 현대캐피탈이 KOVO컵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15일 FIVB가 KOVO컵 개최를 위해 각 팀에 외국인 선수와 세계선수권 예비명단 등록 선수를 제외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에 현대캐피탈은 가용 인원 부족으로 대회 하차를 결정했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오른쪽). 사진제공|KOVO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 규정을 무시한 강행에 이어 지난 시즌 V리그 통합우승팀 현대캐피탈이 중도 하차하면서 대회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초유의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5일 “현대캐피탈이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와 예비명단에 포함된 선수, 부상자까지 합쳐 총 7명이 경기를 뛸 수 없어 선수단 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KOVO컵 남자부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KOVO컵 남자부는 V리그 7팀과 태국 나콘랏차시마가 참가해 13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FIVB가 대회 기간이 세계선수권대회(9월 12~28일)와 겹친다며 불허 입장을 통보하면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KOVO는 14일 오전 0시5분경 대회 취소를 선언했다가, 9시간 만에 FIVB가 ‘조건부 개최’를 허용하면서 대회를 재개하는 촌극을 자초했다. FIVB는 ▲정규리그와 무관한 대회 진행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불가 ▲외국 클럽 및 외국인 선수 출전 금지 ▲세계선수권대회 등록 선수 제외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 과정에서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공격수 레오(쿠바)를 비롯해 세계선수권대회 예비명단에 포함된 세터 황승빈, 리베로 임성하, 미들블로커(센터) 정태준 등 핵심 자원이 모두 KOVO컵 출전이 막혔다.

이에 따라 현재 현대캐피탈이 보유한 실질적 가용 인원은 9명에 불과하다. 포지션 공백을 메우기 위해 13일 OK저축은행과 KOVO컵 개막전(1-3 패)에선 센터 손찬홍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기용하는 임시 전환까지 시도했지만, 이 같은 방편으로 남은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이미 전력 누수가 심한 데다 잔여 경기가 최소 2경기 이상 남아 있어 부상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잔여 일정을 포기하면서 15일 삼성화재전, 17일 KB손해보험전으로 이어지는 A조 경기는 규정에 따라 부전패로 처리된다.

개막과 동시에 운영 차질을 빚은 이번 KOVO컵은 주최 측이 국제 일정과 충돌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채 강행한 무리수의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