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청춘 지옥’ 어른들은 몰랐던 10대들의 고민이 공개됐다.

15일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청춘 지옥’(약칭 ‘청춘 지옥’)은 지난주 대학생 편에 이어 고등학생 특집으로 꾸며졌다. 그 어디에서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한 아이들이 용기를 내어 무대에 섰고, 오은영 박사와 ‘오벤져스’는 10대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웃음과 눈물을 함께 나눴다.

이날 오은영 박사와 오벤져스는 스튜디오를 벗어나 출장 상담소를 열고, 청춘들의 현실 고민을 생생하게 전했다. “잠을 자면 죄를 짓는 것 같다”라며 학업 스트레스를 토로한 학생, “어른이 되는 게 두렵다”라며 불안감을 고백하는 고3 학생의 고백, 또래 속에서 소외감을 겪은 ‘투명 소녀’의 이야기까지. 청소년들의 고민들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안겼다.

특히 학생들의 ‘리얼 뇌구조’를 들여다보는 청춘 고사 코너에서는 “좋아하는 이성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고백한다”라는 10대의 현실 문화가 공개돼 오벤져스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요즘 청소년들은 휴대전화 메시지가 아닌, SNS 애플리케이션 DM으로 소통한다고. 친구끼리 전화번호를 물어보지 않는다는 말에 문세윤과 소유진은 “우리 땐 시티폰이었다”라고 세대 차이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의 조언은 따뜻하면서도 단단했다. 이날 오은영 박사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공부는 실력을 늘리고 내면을 키우는 것”이라며 시험 불안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다독였고, “자식을 키우면서 가장 하면 안 되는 것이 비교다. 우리는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라며 외모 비교로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뿐만 아니라, 부모 험담과 싸움으로 힘들어하는 학생에게는 “부모님이 서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건 듣지 않는 게 맞다. 더 이상 이야기 하지 말아달라고 분명히 거절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대목은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심각성이었다. 용기를 내 무대 위에 오른 한 학생은 3만 원으로 시작해 도박에 무려 2,000만 원을 탕진했다고 고백해 안방에 충격을 안겼다. 오은영 박사는 “요즘 도박판은 게임으로 위장해서 다가온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약 운반을 하기도 한다. 국가에서도 바짝 긴장하고 청소년 도박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라며 “날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굳은 의지로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는 현실적인 방안을 전했다.

스타들의 깜짝 응원도 청소년들에게 힘을 더했다. 가수 김재중은 영상 편지로 등장해 “꿈은 내가 나에게 해주는 약속이다. 빨리 가지 않아도 괜찮고,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특별 게스트 세이마이네임은 오벤져스와 함께 현장에서 청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실제 경험담과 함께 속 깊은 위안을 전해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