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유상철의 아들 유선우 씨가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상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고(故) 유상철의 아들 유선우 씨가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상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왼쪽)와 고(故) 유상철의 아들 유선우 씨가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왼쪽)와 고(故) 유상철의 아들 유선우 씨가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고(故) 유상철은 떠났지만, 그 이름은 K리그의 역사 속에 길이 남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을 열고 K리그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기렸다. 선수 부문에는 유상철을 비롯해 김병지, 김주성, 그리고 외국인 선수 최초로 데얀(몬테네그로)이 이름을 올렸다.

유상철은 1994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 HD)에서 데뷔해 K리그 144경기 38골·9도움을 기록하며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로 대전시티즌,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의 감독을 맡았다. 2021년 6월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뒤에도 한국축구의 상징적 존재로 남아 있다.

헌액식에서는 그의 장남 유선우(25) 씨가 고인을 대신해 상을 받았다. 그는 “아버지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팬들과 축구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이 상은 아버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는 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대강당 밖에 걸린 유상철의 현수막을 휴대전화에 담았다. “아까 아버지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이 순간만큼은 남기고 싶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다음달 군 입대를 앞둔 그는 “입대 전 아버지와 함께하는 뜻깊은 순간을 맞아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유상철의 인천 시절 제자였던 김호남은 “그는 한국축구 역사상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이자 1990~2000년대 투지와 근성을 상징한 인물”이라며 “지도자로서도 따뜻한 인간미와 철학을 갖췄다. 투병 시절 ‘나를 연민하지 말고, 팬들을 위해 뛰어라’던 그의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병지, 김주성, 데얀도 함께 헌액됐다. K리그 최다인 708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세운 김병지는 “나는 흙 속의 진주처럼 어렵게 성장했다.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며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야생마’라는 별명과 함께 K리그 255경기 35골·17도움을 올린 김주성은 “오늘이 내 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 같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데얀은 380경기에서 198골·48도움으로 외국인 최다득점을 기록한 업적을 인정받으면서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자리”라며 소감을 밝혔다.

지도자 부문에서는 수원 삼성의 황금기를 이끈 김호 감독이, 공헌자 부문에서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창립과 2002한·일월드컵 유치에 기여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KFA) 명예회장이 헌액됐다.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는 “2023년에 이어 2회째를 맞은 K리그 명예의전당이 과거의 기억을 되새길 뿐 아니라,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히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