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울산 인터뷰] 울산 원정 역전패에도 미소 잃지 않은 서정원 청두 감독, “오랜만의 ACL 무대가 설렜다. 울산에 우리의 축구 보여줬어”

서정원 청두 감독이 1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ACLE 리그 스테이지 원정경기 도중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쓰라린 역전패에도 청두 룽청(중국) 서정원 감독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청두는 1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원정경기에서 울산 HD에 1-2로 역전패했다.

이번 시즌 ACLE 무대를 처음 밟은 청두는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전반 44분 페드루 델가두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31분 엄원상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후반 추가시간 허율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서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종료휘슬이 울린 뒤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일일이 안아주고 격려한 뒤 오랜 친구 신태용 울산 감독과도 가벼운 장난을 치며 여유를 보인 그는기자회견에서 “결과는 조금 아쉽지만 ACLE 첫 경기였고, 원정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청두는 울산 원정 결과가 중요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중국 슈퍼리그 선두를 질주하며 사상 최초의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당장 주말 선두권을 다투는 상하이 선화와 격돌한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펠리페, 티모 등 핵심 선수들을 후반전에 교체아웃시켰다.

서 감독은 “이기고 있을 때 중요한 선수 5명을 교체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실점하고 패배하게 됐다”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ACLE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고 자신감을 주려 했다. ‘소극적으로 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우리가 해온 경기를 하자’고 주문했다”면서 “ACLE는 템포도 빠르고 발전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울산을 상대로도 우리가 추구한 축구를 보여줬다. 꾸준히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서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꾸준히 ACL 무대를 뛰었다. 설렜다. 청두에서, 그것도 첫 상대를 K리그 팀을 상대했다”면서 “갑리그(2부) 시절의 청두와 함께 했는데 착실히 미래를 그렸다. 승격부터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이 보람이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려 노력하겠다”고 특별했던 하루를 되돌아봤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