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리엘 후라도가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에 팀 5번째 투수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

삼성 아리엘 후라도가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에 팀 5번째 투수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


“오늘은 최원태도 사실상 세모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는 이전 와일드카드(WC) 결정전과 달리 한 팀이 3승 이상을 거둬야 다음 시리즈로 진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준PO부터는 사령탑의 마운드 운영 고민이 깊다. 각 경기별에 맞춰 선발투수를 준비하고, 이들의 최소한의 휴식일을 확보하며 더불어 불펜 투수의 이닝 관리까지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원활한 시리즈 마운드 운영을 위해 각 팀 감독은 경기에 앞서 ‘미출전 선수’를 미리 지정한다. 표기 방법 때문에 소위 ‘세모’로 불리는 미출전 선수는 대개 선발투수로 구성된다. 선발등판이 예상되는 외국인투수는 특히 미출전 선수 명단의 단골손님이다.

하지만 올해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준PO에선 미출전 선수 운영과 관련해 특이한 점이 존재한다. 바로 삼성의 전략이다. 삼성은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게 1~2차전에서 외국인투수를 미출전 선수 명단에 넣지 않았다. 1차전에선 헤르손 가라비토가, 2차전에선 아리엘 후라도가 미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삼성 헤르손 가라비토. 뉴시스

삼성 헤르손 가라비토. 뉴시스

두 투수는 다음 경기 혹은 그 다음 경기 선발등판이 유력한 투수들이었다. 그런데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총력전’을 예고하며 두 투수를 미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실제 박 감독은 1~2차전을 앞두고 “오늘 가라비토는 세모가 아니다” “오늘 후라도는 세모가 아니니까요”라는 말을 누차 강조했다.

박 감독은 실제로 세모가 아닌 외국인투수를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리기도 했다. 11일 인천에서 열린 2차전에서 후라도는 9회말에 등판했다.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후라도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박 감독의 총력전 의지를 충분히 살펴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박 감독은 13일 3차전을 앞두고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는 “오늘(13일)은 가라비토와 후라도가 모두 세모다. 미출전 선수는 두 명까지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최원태는 따로 넣지 않았다. 최원태까지도 미출전 선수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후라도는 14일 선발등판이 예정돼 있다. 9일 1차전에서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한 최원태도 추가 휴식이 필요한 상황. 당연히 5차전까지도 고려를 한 포석이다.

이에 맞서는 SSG는 역시 정공법을 택했다. 1~2차전 선발투수였던 미치 화이트와 김건우가 13일 경기 미출전 선수로 분류됐다. 

대구|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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