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어질지니’ 김우빈 “로맨스 서사 부족? 수지 예뻐서 반했나봐요”[인터뷰]

사진제공｜넷플릭스

열흘간의 긴 추석 연휴를 마치고 만난 김우빈은 “연휴 동안 ‘다 이루어질지니’를 두 번이나 정주행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연휴 직전 공개된 넷플릭스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그는 사탄이자 램프의 요정 지니를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김우빈에게 남다른 의미로 남았다. 10년 전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호흡을 맞춘 수지, 자신의 대표작 ‘상속자들’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 등 ‘반가운 이들’과 다시 만났기 때문이다.

영화 ‘스물’을 함께했던 이병헌 감독이 중도 하차해 안길호 감독이 배턴을 이어받는 등 촬영 현장은 적잖은 변화를 겪었지만, 김우빈은 “아쉬움은 있지만 끝까지 즐겁게 촬영했다”며 밝은 미소로 당시를 돌아봤다.

O“호불호 평가 이해”

일찍부터 화제작으로 주목받았던 ‘다 이루어질지니’는 공개 이후 의외의 호불호 평가를 받고 있다. 인간을 혐오하던 지니와 감정이 결여된 가영(수지)이 서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이어졌지만, 김우빈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모든 작품에는 호불호가 있어요. 가영이 너무 예쁘니까, 지니가 얼굴 보고 반한 게 아닐까요? (웃음) 사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는 데 특별한 이유가 있진 않은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스며들다 불꽃처럼 확 타오르는 것이 사랑 아닐까요?”

지니는 하늘을 날거나 순간이동하는 ‘인외 존재’이기에, CG 처리를 위해 아무것도 없는 블루스크린 앞에서 홀로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민망한 순간도 있었지만, 판타지 영화 ‘외계+인’에서 쌓은 경험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블루스크린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세’예요. 민망함도 기세로 밀고 나갔죠. (웃음)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잘 나올 거라는 믿음과 제작진을 향한 신뢰가 뒷받침돼야 해요.”

‘다 이루어질지니’ 스틸, 사진제공｜넷플릭스

O“다시 만난 최영도 소중해”

‘다 이루어질지니’에는 김은숙 작가의 전작을 패러디한 여러 장면이 등장해 웃음을 안긴다. 단발머리 가발을 쓴 김우빈이 ‘더 글로리’ 송혜교를 흉내 내는 장면은 공개 직후 온라인에서 ‘밈’으로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대본에서 봤을 때부터 너무 즐거웠어요. 그런데 나중에 나온 대본에 그 장면이 빠져 있더라고요. 작가님께 이유를 물어보니 ‘네가 싫어할 것 같아 뺐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씀드려서 결국 장면이 다시 들어갔죠.”

그러나 ‘더 글로리’보다 그를 더 긴장하게 만든 패러디는, 12년 전 자신이 직접 연기했던 드라마 ‘상속자들’ 속 최영도였다. 최영도의 교복을 아직도 가지고 있을 만큼, 최영도는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캐릭터였다.

“의상팀이 ‘상속자들’ 교복을 찾지 못해, 마침 제가 보관하던 교복을 드렸어요. 다만 그때보다 제가 몸이 더 커져서 그대로 입진 못했고, 명찰과 단추를 떼어 새로 교복을 제작해 입었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