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빈자리를 노려라”…美 제재 화웨이, 철수검토 LG전자

입력 2021-03-14 1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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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A32.

삼성 갤럭시 A32.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급 기능을 갖춘 중저가 모델을 연이어 선보이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미국의 제재를 받은 화웨이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LG전자의 빈자리를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보인다.

17일 ‘갤럭시A’ 첫 공개 행사

삼성전자는 17일(미국 현지시간) ‘갤럭시 어썸 언팩(공개)’ 행사를 연다. ‘갤럭시A52’와 ‘갤럭시A72’ 등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 공개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중저가임에도 플래그십(주력) 모델에만 적용했던 기능을 대거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6400만 화소 광각 메인을 포함한 쿼드 카메라가 대표적 예다. 가격은 50만¤60만 원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에선 이보다 앞서 갤럭시A 제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먼저 40만원 대 5G 스마트폰 ‘갤럭시A42 5G’를 12일 출시했다. 대화면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와 5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4800만 화소 메인, 800만 화소 초광각, 500만 화소 심도, 500만 화소 접사의 쿼드 카메라를 달았다. 가격은 44만9900원이다. LTE 지원 모델 ‘갤럭시A32’도 같은 날 내놨다. 이 제품도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에 쿼드카메라를 달았다. 가격은 37만4000원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해 초 ‘갤럭시S21’을 프리미엄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100만 원 이하 가격으로 선보였다. 또 가격을 낮춘 보급형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라는 외신보도도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갤럭시S21 시리즈 기본 모델을 100만 원 이하로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 선택의 폭 확대를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 A42 5G.

삼성 갤럭시 A42 5G.


“중저가폰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공개행사를 해 온 점을 고려했을 때 17일 여는 갤럭시 어썸 언팩은 이례적인 행보다. 업계는 애플에 밀리고, 중국에 ¤긴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품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9%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애플은 15%로 2위였다. 하지만 4분기만 놓고 보면 애플이 21%로 삼성전자(16%)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이폰12’ 출시로 프리미엄 시장 경쟁이 심화됐고, 중저가 시장에서도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다소 감소했다는 게 카운터포인트 측 분석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2019년 4분기 14%에서 지난해 4분기 8%로 주저앉은 화웨이의 점유율 대부분을 중국 업체가 가져갔다는 점이다. 샤오미가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며 3위에 올랐고, 오포와 비보도 화웨이에 앞섰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중저가 제품을 대거 내놓은 것도 화웨이의 이런 빈자리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에선 LG전자의 빈자리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65% 점유율을 차지했다. 애플이 21%, LG전자는 13%였다. LG전자 스마트폰의 공백 속에서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를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 낼 수 있었던 데는 A시리즈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은 갤럭시S21와 폴더블폰 라인업 확대로 애플과의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다. 여기에 A시리즈 강화를 통해 중저가 시장 내 독점 입지를 확보해 나간다면 올 한 해 더욱 유의미한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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