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폭스바겐, “파우치형 배터리 안 쓰겠다”…LG·SK 직격탄

입력 2021-03-16 1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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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 헤르베르트 디스 회장이 그룹 차원의 배터리 및 충전 관련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는 파워데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폭스바겐

세계 2위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2023년부터 ‘각형 배터리’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배터리 공장 6곳을 유럽에 설립해 자체 생산에 나서겠다고 선언해 글로벌 배터리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도 향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그룹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파워데이(Power Day)’를 열고, 2030년까지 추진할 배터리와 충전 부문의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자사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유럽에서 향후 10년 내 240기가와트시(GWh)의 총 생산량을 갖춘 기가팩토리 6곳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원통, 파우치형, 각형으로 나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가 주력이다. 반면 중국 CATL과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일본 파나소닉은 원통형 배터리가 주력이다.

폭스바겐은 각형 모양의 신규 배터리셀이 최적의 폼팩터라고 설명하며 전고체 배터리로의 전환에도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03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전기차 중 80%에 이 새로운 배터리셀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폭스바겐이 사용하는 파우치형 배터리는 전 세계 시장 규모의 20%에 해당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번 결정으로 현재 상당한 물량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폭스바겐에 공급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파우치형 배터리(왼쪽)-삼성SDI 각형 배터리.



2023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 공급을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역시 폭스바겐에 공급하는 파우치형 배터리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는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지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와 배터리 시장 성장 페이스를 봤을 때 아주 많은 양은 아니다. 다만 배터리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가면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폭스바겐은 왜 공간이나 무게에 단점이 있는 각형 배터리를 선택했을까.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와 SK가 소송을 벌이는 동안 폭스바겐은 유럽 시장에 각형 배터리가 주력인 CATL을 끌어들였고, 역시 각형 배터리가 주력인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와 배터리셀 공장 설립에 나섰다. 그렇게 진행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각형 배터리로 통일하는 것이 가격 경쟁력이나 R&D 비용에서 상대적인 메리트를 갖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시장 지배력 유지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현재 전체 매출의 40%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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