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유동수 “홈플러스, 청산 확률 높아 보여”, 유영하 “MBK, 약탈적 헤지펀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뉴시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여야 의원들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문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현재 상황에서 홈플러스 파산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MBK는 약탈적 헤지펀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유동수 의원은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한 홈플러스 조사보고서를 근거로 “계속기업가치는 2조5000억 원인데 청산가치는 3조7000억 원으로, 법원이 청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MBK가 인수희망자의 조건에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추가 사재출연 의향을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병주 회장은 “법인과 개인의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며 증여 약속 이행에 난색을 보였다. 유동수 의원은 MBK가 최근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 자료를 언급하며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2000억 원 증여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비판했다.

유동수 의원은 또 “지금처럼 홈플러스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 매각은커녕 청산만 남게 된다”며 “MBK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도 “MBK가 홈플러스 부채를 외주화한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LBO(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한 뒤 매출이 떨어지자 자산을 매각해 이자를 충당하고, 이후 롯데카드 기업구매카드를 이용해 신용공여를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뒤 롯데카드가 받지 못한 금액이 793억 원에 달한다”며 “MBK가 인수한 딜라이브, 네파, 두산공작기계, 엠에이치앤코, 홈플러스 등도 같은 방식으로 신용공여를 늘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MBK는 사모펀드라는 이유로 계열사 자금 지원에 대한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사모펀드의 내부거래 구조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김병주 회장은 “MBK의 자산 규모는 14조 원이지만, 이는 주식 가치로서 즉시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라며 “현재 법인과 개인 모두 추가 자금 투입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홈플러스 사태는 기업 회생 이슈를 넘어 사모펀드의 책임성과 제도적 공백을 둘러싼 논의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