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판을 바꾸는 딜” 고려아연 투자에 미국 정부가 보인 반응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야간 전경 (고려아연 제공)

[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한미 경제안보 협력이 다시 한 번 굵직한 결과물로 이어졌다.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손잡고 핵심광물 제련소 건설에 나서자 트럼프 미국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경제안보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전쟁부와 상무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현지에 대규모 핵심광물 제련소를 건설한다. 2026년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과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 생산 품목은 아연·연·동 등 산업용 기금속을 비롯해 은·금, 안티모니·갈륨·게르마늄 등 핵심광물까지 총 13종이다.

‘미국 제련소(U.S. Smelter)’로 명명된 이 사업의 투자 규모는 설비 투자 기준 약 10조 원이다. 운용자금과 금융비용을 포함하면 전체 투자액은 약 11조 원으로 늘어난다.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은 공동 투자 발표 직후 일제히 메시지를 냈다.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테네시에서 추진되는 고려아연 프로젝트는 미국 핵심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 딜”이라며 “항공우주·국방,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자동차 등 국가안보와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13종 광물을 대규모로 생산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내 대량 생산을 통해 외국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강하게 다지게 된다”며 “미국은 고려아연의 생산 확대 물량 일부에 대해 우선적 매수 권한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파인버그 미 전쟁부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광물을 국방과 경제안보에 필수적인 전략 자산으로 보고 최우선 과제로 삼도록 지시해왔다”며 “전쟁부가 14억 달러를 조건부로 투자해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미국 내 아연 제련소와 핵심광물 가공 시설을 건설하는 이번 결정은 지난 50년간 이어진 제련산업 약화를 되돌리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테네시주 신규 제련소는 750개의 미국 내 일자리를 만들고 항공우주·국방·전자·첨단 제조 전반에서 안정적인 전략광물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미 상무부 산하 미국 투자촉진국의 마이클 그라임스 국장도 “고려아연의 핵심광물 생산을 미국 내에서 빠르게 늘리는 것은 국가안보와 경제안보에 필수적이며 미국 경제에도 분명한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핵심광물 생산의 리쇼어링은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전략 산업 구축을 가속화하겠다는 행정부의 약속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테네시주를 지역구로 둔 빌 해거티 미 상원의원 역시 X를 통해 “고려아연의 제련소 건설은 경제적 성과를 넘어 동맹국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경제안보를 회복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지정학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사업은 미국의 광물 생산 역량을 키워 국가안보를 강화하고 테네시주에 고임금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