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HD현대에코비나 전경. HD현대는 이곳을 친환경 독립형 탱크 제작 및 아시아 항만 크레인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해 글로벌 기자재 공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HD현대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HD현대에코비나 전경. HD현대는 이곳을 친환경 독립형 탱크 제작 및 아시아 항만 크레인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해 글로벌 기자재 공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HD현대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베트남 현지 생산 거점인 ‘HD현대에코비나(HD Hyundai Eco Bina)’를 공식 출범시키며 글로벌 핵심 기자재 공급망 확충에 속도를 낸다. HD한국조선해양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체결한 지분 100%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8월 양사가 체결한 2900억 원 규모의 주식 매매 계약에 따른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의 전폭적인 행정 지원에 힘입어 인허가 및 인센티브 협의가 신속히 마무리됐다.

HD현대는 이번 에코비나 출범을 통해 친환경 선박의 핵심 부품인 독립형 탱크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항만 크레인 사업의 아시아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에코비나는 베트남 중부 다낭에서 남쪽으로 120km 지점에 위치한 생산 기지로, 2006년 설립 이후 화력발전 보일러와 항만 크레인, LNG 플랜트 모듈 등을 생산하며 숙련된 인력과 설비를 갖춰왔다.

HD현대는 이곳을 LNG 추진선과 암모니아 운반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에 탑재되는 친환경 독립형 탱크의 전초 기지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친환경 선박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핵심 기자재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결정짓는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인수는 HD현대가 추진해온 조선 부문 사업 재편의 핵심 고리이기도 하다. HD현대는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과 해외 야드 확충, 해외 사업 총괄 법인 신설 등을 통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에코비나를 아시아 지역 항만 크레인 사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함으로써 인프라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항만 크레인은 글로벌 물류 자동화 흐름에 따라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HD현대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에코비나의 공식 출범으로 친환경 선박의 핵심 기자재를 보다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기존 선박 건조 역량에 기자재 공급망까지 수직 계열화함으로써 글로벌 조선 및 항만 설비 시장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