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기회는 속도” 류재철 LG전자 대표의 첫 신년 메시지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전 세계 LG전자 구성원 7만여 명에게 신년 영상 메시지를 보내 ‘실행의 속도’를 강조했다. 사진제공 ｜  LG전자

위기라는 단어 앞에서 물러서기보다, 속도를 꺼내 들었다.
류재철 LG전자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전 세계 임직원에게 ‘실행의 속도’를 핵심 키워드로 한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류 대표는 23일 세계 각지에서 근무 중인 구성원 7만여 명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지난 몇 년간 LG전자가 본원적 경쟁력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더하며 시장에서 전략과 실행력이 통한다는 점을 증명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객 중심의 준비와 빠른 실행이 경쟁력의 차이를 만들어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다섯 가지 핵심 과제에 집중해 경쟁 구도를 다시 흔들자”고 주문했다.

그가 제시한 5대 핵심 과제는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 ▲질적 성장 가속화 ▲지역 포트폴리오 건전화 ▲새로운 성장기회 발굴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이 가운데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 키워드로는 ‘속도’를 꼽았다. 류 대표는 경쟁 환경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핵심 부품 경쟁력을 높이고 ‘위닝 테크’를 빠르게 사업화해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격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가치와 사업 잠재력, 기술 경쟁력을 기준으로 승산 있는 분야에 집중하자는 의미다.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B2B(기업간거래), 솔루션, D2C(소비자직접판매)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분명히 했다. CAC(상업용 냉난방공조)와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B2B 사업, 웹OS처럼 디바이스와 연계해 영역을 넓히는 솔루션 사업, 구독과 OBS(온라인브랜드숍)를 통한 D2C 사업을 수익성 기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포트폴리오 건전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류 대표는 인도, 사우디, 브라질을 대표적인 전략 시장으로 언급하며 2030년까지 매출을 두 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인도는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최근 IPO까지 마친 시장이며, 사우디는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B2B 핵심 지역, 브라질은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성장 거점으로 꼽았다.

새로운 성장기회 발굴 분야로는 AI홈, 스마트팩토리,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로봇을 제시했다. 류 대표는 LG전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자체 강점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역시 빼놓지 않았다. AX(인공지능 전환)를 통해 AI 기술을 업무 전반에 적용해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고 생산성과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 구성원이 AI를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앞으로 LG전자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실행의 속도”라며 “모든 의사결정에서 고객을 최우선에 두고 실행하는 것이 힘이라는 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치열한 실행이 쌓일 때 고객은 ‘LG전자는 정말 다르다’는 가치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