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수주잔고는 약 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 텍사스주 배스트럽시에 위치한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 전경. 사진제공|LS

LS일렉트릭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수주잔고는 약 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 텍사스주 배스트럽시에 위치한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 전경. 사진제공|LS


[스포츠동아 원성열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과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LS그룹이 전력산업의 뿌리인 전기동 생산부터 송전, 변전, 배전으로 이어지는 전 영역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S그룹은 계열사 간 강력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며 미국 중심의 ‘전력 슈퍼사이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핵심 사업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실현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국내 전선 및 전력기기 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를 잇달아 성사시키며 K-전력산업의 영토를 북미 전역으로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LS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LS

●포설선·생산기지 확충
초고전압 직류송전(HVDC)은 글로벌 전력 시장에서 ‘송전 기술의 꽃’으로 불린다. 기존 교류 방식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보낼 수 있다. 글로벌 HVDC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22억 달러(약 16조 8000만 원) 규모로, 향후 연평균 8.1% 성장할 전망이다. 이 흐름의 중심에 선 LS전선은 2025년 7월 동해 공장 내 5동 준공으로 생산 능력을 4배 확대하며 아시아 최대급 설비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2월 북미에서 약 70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전선 업체 역대 최대 단일 수출 계약이다.

아울러 LS전선은 자회사 가온전선과 손잡고 AI 데이터센터 내부의 핵심 전력 배선 시스템인 ‘버스덕트(Busduct)’ 시장까지 선점했다. 가온전선의 미국 법인 LSCUS는 미국 빅테크 기업과 향후 5년간 버스덕트를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약 500억 원 규모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누적 공급 규모가 최대 4조 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전선·전력기기 업계를 통틀어 역대 최대 수준이다. 또한 LS전선은 미국 전력망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버지니아주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하며 선제적 투자에 나섰다.

해상풍력 및 초장거리 해저망 구축의 필수 역량인 포설 분야에서는 LS마린솔루션이 앞장서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이 2025년 6월 튀르키예 테르산 조선소와 케이블 적재 중량 1만 3000톤, 총 중량 1만 8800톤 규모의 초대형 HVDC 포설선 건조에 착수했다. 고사양 장비를 탑재한 이 선박으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 국내외 전략 사업에 본격 대응할 방침이다. 변전 분야의 LS일렉트릭 역시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HVDC 변환용 변압기(CTR)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형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HVDC 설비를 시험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LS

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HVDC 설비를 시험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LS

●세계가 인정한 구리 제련
LS일렉트릭은 1008억 원을 투자해 2025년 12월 부산 사업장 내 제2생산동 증설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초고압 변압기 연간 생산 능력을 2000억 원에서 6000억 원 규모로 3배 확대했다. 미국 내 주문 급증에 맞춰 텍사스주와 유타주를 양대 거점으로 현지 생산 능력도 대폭 키우고 있다. LS일렉트릭은 텍사스주의 ‘배스트럽 캠퍼스’와 유타주의 ‘MCM엔지니어링II’을 양대 거점으로 현지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중·저압 전력기기와 배전시스템 등을 본격 생산중이다.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배전 시스템 등의 성과로 2025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총 수주 잔고는 약 5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향후 총 1억 6800만 달러(약 2500억 원)를 투자해 현지 배전반 생산 능력을 3배 확대할 계획이다.

LS그룹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의 출발점인 LS MnM은 울산 온산에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 규모의 구리 제련소를 가동 중이다. 연간 약 68만 톤의 전기동을 생산하며, 이는 송·배전용 전선과 재생에너지 설비 등 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된다. 특히 LS MnM은 2025년 5월 전기동 브랜드 ‘온산Ⅰ’과 ‘온산Ⅱ’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최고 등급인 ‘그레이드 1’으로 등록했다. 이로써 세계 3대 비철금속거래소 모두에서 최고 등급 등록을 완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2025년 사상 최대 매출인 14조 9424억 원을 기록했으며,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약 57%, 42% 급증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