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는울었다’…故김형은1주기‘눈물바다’

입력 2008-01-07 22:16:42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웃음으로 넘칠 공간이 눈물로 젖었다. 웃음을 주는 이들이 눈시울을 적신 채 고개를 떨궜다. 지난해 1월 교통사고로 숨진 개그우먼 김형은의 1주기 추모식은 이렇게 허전함과 그리움으로 가득 찼다. 7일 밤 8시 서울 대학로 인하우스홀. 평소 개그공연장으로 쓰이는 이곳에 심진화 장경희 등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 미녀삼총사 멤버를 비롯해 김신영 김태현 윤택 김형인 문세윤 김재우 등 ′웃찾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 개그맨들이 모여 고인을 기렸다. 특히 맨앞줄에 앉은 윤택은 손수건을 손에 쥔 채 계속 눈물을 닦아냈고 김형인은 고인의 모친 손을 잡고 있었다. 무대 가운데에 놓인 사진 속 김형은은 웃고 있지만 객석에는 훌쩍이는 소리만 들렸다. 심현섭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웃찾사 중간에 형은이를 혼낸 적이 있는데 그게 마음에 걸린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애정이 있는 후배라 그랬다"고 전했다. 오는 27일 결혼하는 한현민은 "꿈에 네가 연분홍 옷을 입고 나타났다. 그래서 그런지 경사가 생겼다"며 "하늘에서 (내 결혼식을) 본다면 축하해달라"고 말했다. 이밖에 당시 웃찾사를 연출한 박재현 PD, 김경숙 작가 등도 고인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를 기획한 심진화는 "형은이 아버님이 73세, 어머님이 70세로 우리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뻘이다. 살아계시는 동안 찾아뵙는 게 추모식에 참석하는 것보다 낫다"며 "우리가 찾아가면 형은이가 더 생각나 더 우실 수도 있지만 더 찾아뵙는 게 도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님께서 아픈 마음에 매일 술을 드시는데 여기 모인 분들 앞에서 술 줄이시고 이제 교회 나가는 것을 약속해달라"며 딸 역할을 자청했다. 고인의 아버지 김기봉 씨는 "이런 자리를 베풀어줘서 감사드린다"며 입술을 꼭 문 뒤 "하늘에 있는 형은이가 길이길이 잊지 않을 것이다. 새해에 여러분들에게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형은의 기일은 9일이지만 장소 대관 문제로 대학로에 공연이 없는 월요일에 웃찾사 멤버들이 평소 호흡을 맞추는 인하우스홀(구 박승대홀)에서 진행됐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