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여행-음악…나를노래한앨범”4년만에컴백한김동률

입력 2008-01-24 09: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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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만난 김동률(34·사진)은 5집 ‘모놀로그’가 ‘서울에서 살아가는 30대 솔로남의 적응생활’을 담은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보스턴에서 돌아와 만난 사람들, 사진이라는 근사한 취미…. 그 과정에서 떠오른 곡들을 한두 곡씩 모았다는 것. 쉽지만은 않았다. “청바지에 흰 티 하나 입고 멋있기 힘들잖아요. 그런 거죠. 악기 하나하나 세심하게 조율해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절제하고 비우는 게 어려웠어요. 하던 버릇이 있어서.”(웃음) 개인적으로 3집 ‘귀향’ 앨범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음악적 역량을 쏟아 부은 4집 ‘토로’는 “다시 들어보면 나조차도 부담스러운 게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5집은 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일단 제가 들으면 편해요. 힘들게 만든 앨범이 아니라 ‘그래, (이곡을 들으니) 나 여기도 여행 갔고, 이 사람도 만났지’라며 30대 초반의 저를 반추하는 앨범이죠.” ‘전람회’에서 하지 않던 사랑 노래를 솔로앨범에서는 왜 하기 시작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 이유가 ‘오래된 노래’에 담겨 있다고 했다. “1집을 만들며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허락을 받았어요. 너와 있었던 이야기를 써야 될 것 같다고. 역시 사랑 없는 발라드는 힘들다고.”(웃음) ―미니멀리즘이 스민 아날로그적 감성은 성공한다. (★★★★) 원용민 오이뮤직 편집장 ―에스프레소에서 아메리카노로 변한 느낌. 그래도 여전히 김동률스러운. (★★★?) 이대화 음악웹진 이즘 편집장 ―다양성이 독창성을 가린 앨범. (★★?) 음악평론가 송기철 두서없이 끼적인 일기를 들춰 보는 기분이다. 4년 만에 나온 김동률 5집 ‘모놀로그(Monologue)’는 특유의 묵직한 중저음으로 읊조린 소탈한 독백이다. 이번 앨범에는 2집부터 시도해 온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도, 고독 향수 인생을 읊조리던 추상적인 가사도 덜하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고전소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이전 가사의 ‘하오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대신 구어체적 가사와 팬들이 가수 김동률에게 기대하는 말랑말랑한 곡들이 많이 담겨 있다. 먼저 앨범 재킷부터 눈에 띈다. 이국의 휑한 벌판(3집 ‘귀향’)이나 추운 겨울의 잿빛 도시(4집 ‘토로’)였던 앨범의 무대는 자신의 작업 공간(일부는 그의 여동생 방이라고 한다)으로 옮겨졌다. 가사집 속의 그는 자신의 방 안에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휴대전화를 받고 독서를 한다. 5집 직전에 내놓은 ‘감사’까지, 과도한 편곡과 무거운 가사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팬들이라면 그의 가벼움은 참을 만할 것이다. 음악적 실험에 대한 욕심을 감춘 대신, 단출하지만 뻔하지 않은 멜로디가 귀를 편하게 해 준다. 앨범의 출발도 가뿐하다. 모던록풍의 1번 트랙 ‘출발’은 그의 표현대로 ‘가장 김동률스럽지 않은 곡’이다. 휘파람 소리를 연상케 하는 플루트의 전주가 흥을 돋운다. 1집 ‘시작’ 앨범과 전람회 ‘여행’에서처럼 길 떠나기 전의 설렘이 묻어난다. ‘출발’이 이번 앨범의 콘셉트에 가장 맞는 곡이라면 3번 트랙 ‘오래된 노래’는 그룹 ‘전람회’ 시절의 오래된 팬들이 좋아할 만한 곡. 가사만으로도 자꾸 귀기울여지는 곡이다. ‘오래된 테이프 속에/그때의 내가 참 부러워서 그리워서/울다가 웃다가 그저 하염없이/이 노랠 듣고만 있게 돼 바보처럼.’ 이어 ‘클래지콰이’의 보컬 알렉스와 함께 부른 ‘아이처럼’은 ‘벽’ ‘욕심쟁이’의 계보를 잇는 말랑한 듀엣곡이다. 타이틀곡 ‘다시 시작해보자’는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에 이어 헤어지고 다시 시작된 연애 2부작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꼭 헤어진 연인에 대한 것은 아닌 듯하다. 음악을 대하는 그의 심정이 중의적으로 가사에 표현돼 있다. ‘아무래도 나는 너여야 하는가 봐/같은 반복이어도 나아질 게 없대도/그냥 다시 해보자 한번 그래 보자/지루했던 연습은 이제 그만 하자/우리 다시 시작해보자.’ 이번 앨범은 1998년 솔로 1집 ‘시작’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이 앨범이 또 다른 음악적 실험을 위한 도움닫기일지, ‘어쩔 수 없이’ 대중성을 감안한 동어반복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쉼표 같은 느낌으로 인해 다음 음반이 더욱 궁금해진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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