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명문노스웨스턴대로스쿨진학앞둔가수이소은

입력 2009-06-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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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에 이어 미국 로스쿨 합격으로 국제변호사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는 이소은(위). [스포츠동아DB]

‘엄친딸’이라고요부모속많이뒤집어놨죠
○가수서 학생으로… “도전 좋아하고 한계 시험하고 싶었다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에요.”

8월 미국 시카고의 명문 노스웨스턴 대학교 로스쿨 입학을 앞둔 가수 이소은은 소감보다는 앞으로의 각오에 대한 다짐이 훨씬 더 많았다.

인기 가수에서 평범한 대학원생으로 돌아가 외국에서 공부한다는 것, 많은 망설임끝에 내린 결정이었기에 입학에 대한 기쁨보다 “이제 시작”이라는 각오가 앞설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이소은은 25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음악인의 경력을 버리고 빈손으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편한 곳을 떠나 영어든 문화든 뒤처질 게 뻔한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특히 가수 경력이 로스쿨 입학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기에, 가수 활동 중단은 참으로 ‘복잡한’ 부담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남들 말로 ‘사서 고생’을 택했다. “도전을 좋아하고, 한계도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부 안돼 정신적으로 실망… “한 때 사람들 피해 다녔다”

- 축하한다. 보람이 클 텐데.

“축하받기 보다는 새로운 시작을 앞둔 상황이란 느낌이다. 마라톤 경주에서 이제 막 운동화를 고쳐 신은 듯하고…. 지금까지는 준비 운동만 한 것 같다.”

- 공부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던 같다.

“공부도, 입학 원서 쓰는 것도, 에세이 쓰는 것도 모두 힘들었다. 물론 시험 자체도 힘들었다. (로스쿨 측은)내 특이한 경력(가수)을 의아하게 생각하더라. 지원자 중 연예인은 없었나보다. 난 법학 전공자도 아니고, 법에 대한 배경이 너무 없어서 이렇게 힘이 드나 생각했고, 실제로도 내가 너무 모른다는 사실에도 힘들었다.”

- 그럼 에세이에 어떤 점을 강조했나.

“나에 대한 소개를 아주 솔직하게 썼다. 엄청난 지원자들 중 시선도 끌어야겠기에(웃음), ‘한국의 여러 무대에서 공연했던 사람이 그걸 버리고 왜 로스쿨을 지원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글로 에세이를 시작했다. 특히 화려한 연예계를 떠나 보통 학생으로 힘든 학문을 하려는 내 의도에 의심을 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내 의지와 열정을 보여주려고 했다.”

- 한번 좌절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정신적인 실망이 컸다. ‘정말 열심히 해도 안 되고, 점수는 요 모양 요 꼴인가’라고 실망하며 너무 힘들었다. 원서 쓰는 것도 힘들었는데 겨우 합격대기자 명단에 들어 끙끙 앓았던 적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왜 음반 안내느냐’는 주위의 말은 더 힘들게 했다. 그래서 사람들을 피해 다니기도 했다.”

○인권-저작권 다루는 국제변호사가 꿈… 새 음반도 준비완료

- 국제변호사를 꿈꾼다고 들었다.

“인권문제, 저작권 등에 관심이 많다. 3년 과정을 수료하고 시험을 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다시 국제법을 공부해야 한다.”

- 일부에서 ‘엄친딸’이라고 하는데.

“‘엄친딸’이라면 모범생이고, 부모 속상하게 하지 않아야 하지만, 어려서부터 부모님 속을 너무 많이 뒤집어 놨다.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한다.”

- 새 음반도 준비하고 있다는데.

“이미 노래는 많이 만들었다. 좌절했을 때 집중적으로 만들었다. 나의 온전한 모습이 담긴 소중한 곡들이다. 돌아보면 그때 아픔들을 음악에 담으면서 치유된 것 같다.”

- 공부하러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며칠 간 꼭 볼 사람들만 만날 계획이다. 주위의 진심어린 관심을 실감하며 울컥했다. 나의 작은 시작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지인들도 그렇지만, 모르는 사람들의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큰 힘을 얻었다. 많은 에너지를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인생 한 번 사는데 진짜 치열하게 해보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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