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도박에‘개콘’은독박

입력 2009-08-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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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K 2명‘불법도박’물의코너폐지불똥…동료전전긍긍
“이러다가 아예 ‘개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최근 여의도 KBS 공개 스튜디오에서 만난 한 개그맨의 푸념이다. 얼마 전 개그맨 K가 도박혐의로 방송에서 하차한 데 이어 다른 개그맨 K도 불법도박 소문에 휘말리면서 요즘 개그맨들이 동요하고 있다. 불법도박과 같은 사건에 전혀 관계가 없는 개그맨들이 불안해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본인이 출연하고 있던 코너가 물의를 일으킨 동료로 인해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개그맨 K는 출연 중이던 KBS 2TV ‘개그콘서트’와 ‘코미디쇼 희희낙낙’에서 자진 하차했다. 자숙하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결정한 일이다. 그런데 K가 출연중이던 코너가 폐지되면서 함께 출연하던 개그맨들도 원치 않게 같이 물러나는 꼴이 되었다.

적게는 2명, 많게는 5명까지 팀을 이루고 있는 코너 특성상 고정 출연자 한 명이 빠지면 아예 코너를 폐지해야 한다. 이들이 새로운 코너로 다시 방송에 복귀하기까지는 힘든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새로운 코너를 개발한 뒤 제작진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데는 아무리 빨리 해도 한 달여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바라지 않던 활동 공백을 겪게 되는 셈이다.

이렇듯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하면 다른 사람까지 피해를 입기 때문에 요즘 도박 구설수에 오르는 개그맨들과 함께 출연하는 동료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개그콘서트’에 출연하고 있는 한 개그맨은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서 걱정이다. 출연중인 방송은 이것 하나 밖에 없는데, 사건이 커져서 남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역시 이름 영문 이니셜 첫자가 K인 다른 개그맨은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인데도, 누리꾼들로부터 오해를 받아 인터넷에 ‘도박 개그맨’으로 실명이 공개돼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한 개그맨의 소속사 관계자는 “불법도박 연루설에 대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더 이상 엉뚱한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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