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눈부신 액션 악! 골병든 스타

입력 2009-10-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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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 액션’을 위해 배우들이 위험한 액션연기도 직접 하면서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 김남길(왼쪽)은 낙마사고로 목과 골반에 부상을 입었고, 김민정(가운데)과 쥬니도 부상투혼을 벌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액션연기 스타들 부상 수난시대
“눈 가리고 아웅할 수 없는 노릇이라….”

말에서 떨어지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격렬한 격투신에 다치고 깨지고…. 연예인들의 수난시대다. 안방극장에서 실감 넘치고 강도 높은 액션장면이 자주 등장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부상 소식이 들리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 액션 연기는 거의 모두 액션 전문 스턴트 연기자들이 대신했다. 그런데 요즘은 이른바 리얼리티를 강조하고 시청자에게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아주 위험한 장면이 아니면 연기자들이 직접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히 사고도 늘 따라 다닌다.

최근 인기가 급상승한 김남길은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말을 타고 가는 장면을 촬영하다 떨어져 다쳤다. 그는 현재 목과 골반 등 통증을 호소해 통증완화 주사를 맞으며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어서 30일부터 촬영에 합류했지만 당분간 액션 연기는 하지 못한다.

김남길이 연기하는 비담은 선덕여왕을 지키는 호위무사로 연기자 중 가장 액션 신이 많다. 하지만 부상으로 액션 연기를 하지 못해 제작진은 결국 대본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여자 배우라고 액션 연기를 피해가는 일은 없다. 남자 보다 많지는 않지만 난이도가 높지 않으면 직접 연기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역시 이런 연기를 할 때는 이제 부상은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기자의 부상 소식이 가장 많은 KBS 2TV ‘아이리스’. 화려한 액션을 강조하는 드라마다 보니 출연진들이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10m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 발목 13바늘을 꿰맨 김소연과 쥬니는 현재 진통제를 맞으며 촬영을 이어갔다.

드라마에서 천재 컴퓨터 해커 요원으로 출연하는 쥬니는 첩보원인 김소연에 비해 액션 연기는 거의 없었지만 최근 상대방과 시비가 붙는 장면을 촬영하다 탁자에 부딪히면서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그런가 하면 MBC 새 드라마 ‘히어로’에서 강력계 형사 역을 맡은 김민정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어깨 부상이 심해져 촬영에 차질까지 빚었다. 김민정은 액션스쿨에서 무술 수업을 받던 중 심한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어깨 근육과 인대에 손상을 입은 김민정은 당분간 역동적인 액션 연기는 전혀 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런 위험부담을 안고 있지만 연기자와 제작진은 액션 연기에 전보다 더 집착한다. 김남길의 한 측근은 “고난도의 액션신이라고 해도 지금 웬만한 연기자들은 대역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액션 연기가 쉽지는 않지만 대역을 쓰면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그래서 리얼리티와 디테일한 부분을 살리기 위해 본인이 직접 하는 걸 고집한다”고 말했다.

제작진 역시 “현장에는 늘 전문 스턴트맨이 대기한다. 과거에는 몸을 사리는 연기자들이 많아 작은 액션에도 전부 대역을 썼지만 이제는 연기자들이 직접 나서겠다는 경우가 오히려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져 대충 ‘눈 가리고 아웅’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정말 자동차 폭파 등 위험한 장면이나 전문적인 액션이 필요할 때는 최선의 방법으로 전문 스턴트맨이 대역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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