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김태희…서울의 심장을 점령하다

입력 2009-1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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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거대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어둑해진 사위를 밝히는 화염은 지축을 가르는 폭발음과 함께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29일 서울 광화문 일대 교통을 통제한 가운데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제작진이 차량 폭파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총격전을 동반한 차량 폭파 장면을 촬영한 드라마는 ‘아이리스’가 처음이다.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yeon72@donga.com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거대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어둑해진 사위를 밝히는 화염은 지축을 가르는 폭발음과 함께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29일 서울 광화문 일대 교통을 통제한 가운데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제작진이 차량 폭파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총격전을 동반한 차량 폭파 장면을 촬영한 드라마는 ‘아이리스’가 처음이다.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yeon72@donga.com

□ ‘아이리스’ 광화문 총격전 촬영 숨가쁜 12시간
이병헌, 한손엔 총 한손엔 폭탄 … 몸 던지며 열연
오후 4시 김태희 기관총 들고 합류…극 반전 예고
두대 차량 정면충돌 불기둥 쾅! 시민들 “실감난다”
차량 80대·총기 20정·총알 4000발에 150명 동원
톱스타 이병헌과 김태희, 김소연이 서울의 중심부 광화문을 점령했다.

이들이 손에 움켜쥔 총에서 뿜어져 나온 벼락 같은 총성이 29일 비 내리는 광화문 일대를 울렸다. 또 이들 앞에 놓인 승용차들 위로 지축을 가르는 듯 강렬한 폭발음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 거대한 화염이 솟아올랐다. 가히 전쟁터와 다를 바 없는 광경이었다.

이병헌과 김태희, 김소연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인 광화문 광장에서 핵폭발을 막으려고 힘을 모았다. 국내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광화문 광장 인근을 통제하고 대규모 총격전과 폭발 장면을 촬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극본 김현준·연출 김규태) 속 상황이다.

이날 오전 3시부터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시청 방향 6차선 도로와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가 전면 통제된 가운데 ‘아이리스’의 총격전과 차량 폭파 장면이 촬영됐다. 이날 오후 7시까지 진행된 촬영 내용은 이병헌과 김소연이 핵폭탄을 터트리려는 테러범들에 맞서 총구를 겨누는 상황. 오후 촬영에는 국가안전국 소속 김태희가 합류해 이들과 얽히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5mm 이하 적은 양의 비가 내린다던 일기예보와 달리 오전부터 비의 양이 늘어나자 이날 촬영은 예정보다 지연됐다. 또 촬영장 인근 세종문화회관 예식홀에서 예식이 진행될 때는 소음 피해 우려로 총격전 장면 촬영이 중단됐다 재개되기를 반복했다.
인기 드라마 ‘아이리스’의 이병헌과 김태희, 김소연이 29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총격전 등 강도 높은 액션장면을 연출했다. ‘여전사’가 된 김태희가 기관총을 든 채 빗속을 뛰어가고 있다.(왼쪽)  한 손엔 총, 한 손엔 폭탄이 담긴 가방을 든 이병헌이 총 고장으로 인한 두 번의 NG 끝에 테러범들의 추격을 피해 차량 위를 뛰어넘고 있다. 김태희와 이병헌이 총격전 장면 촬영에 앞서 마주보며 웃고 있다.(가운데, 오른쪽)  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

 인기 드라마 ‘아이리스’의 이병헌과 김태희, 김소연이 29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총격전 등 강도 높은 액션장면을 연출했다. ‘여전사’가 된 김태희가 기관총을 든 채 빗속을 뛰어가고 있다.(왼쪽)  한 손엔 총, 한 손엔 폭탄이 담긴 가방을 든 이병헌이 총 고장으로 인한 두 번의 NG 끝에 테러범들의 추격을 피해 차량 위를 뛰어넘고 있다. 김태희와 이병헌이 총격전 장면 촬영에 앞서 마주보며 웃고 있다.(가운데, 오른쪽) 
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


이병헌과 김소연은 비좁은 차량 틈새를 뛰어다니며 총격전을 벌였다. 특히 이병헌은 한 손에 폭탄이 든 가방, 또 다른 손에는 총을 든 채 두 대의 차량이 맞붙어있는 사이로 날렵하게 몸을 날리는 등 위험한 액션신을 소화했다.

오후 4시30분 촬영장에 기관총을 든 김태희가 합류한 이후에는 차량 폭파신 촬영이 이뤄졌다. 맞붙어있던 차량 두 대가 동시에 폭파되는 장면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솟구친 불기둥을 배경으로 테러범들에 맞선 배우들은 긴박한 추격전을 벌였다. 이를 바라보던 수백여 시민들은 탄성과 함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아이리스’ 김규태 PD는 이날 “비가 예상보다 많이 내려 디테일한 장면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날씨가 총격전 장면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태희의 등장 이유에 대해 제작진은 “국가안전국 요원으로 나온 게 아니다”는 설명으로 극의 반전을 예고했다.

이날 쫓고 쫓기는 총격전 장면에 사용된 총 20정에서 발사된 총탄의 수는 모두 4000여 발. 이와 함께 시내버스와 각종 승용차 등 80대의 차량과 150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됐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소방차와 구급차도 현장을 지켰다.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의 협조로 촬영장 주변은 일반 시민의 출입이 통제됐고 경찰 3개 중대 경력 150여명이 지원을 나왔다.

이병헌과 김태희 등은 이번 촬영을 위해 28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에서 6시간에 걸친 사전 리허설을 갖기도 했다. 광화문 총격전 장면은 12월3일과 9일에 나눠 방송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yeon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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