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연예인들의 ‘튀는 발언’이 화제다. 가수 솔비(왼쪽)와 정가은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존심을 던진 폭로성 고백으로 스타덤에 오른 주인공이다. 스포츠동아DB
솔비 “성형” 정가은 “스폰서”등 폭로경쟁
동료 과거사 공개…거짓말 하다가 들통도
소속사 “뜨기 위해 파격 발언 어쩔수 없어”
박미선·이성미 “예능 아찔’ 모두 무너질라”
너도나도 폭로 경쟁... 독해야 통편집서 살아남는다.동료 과거사 공개…거짓말 하다가 들통도
소속사 “뜨기 위해 파격 발언 어쩔수 없어”
박미선·이성미 “예능 아찔’ 모두 무너질라”
요즘 안방극장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모두 녹화 전 이런 다짐을 하는 것 같다. TV 예능 프로그램의 자극적인 내용이 어제 오늘의 상황은 아니지만, 지금은 보다 자극적이고 남보다 독한(?) 이야기를 해야 출연량이 늘어난다며 저마다 ‘폭로’ 경쟁이다.
90년대 인기 그룹 투투 출신의 황혜영이 1일 SBS ‘강심장’에 출연해 당대의 톱스타와 비밀 연애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고백’은 방송 이후 순식간에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황혜영처럼 과거 연애 비화나 숨겨왔던 성형수술 등을 털어 놓은 것은 이제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얼마전 탤런트 서유정은 ‘강심장’에서 “지금까지 2명의 연예인과 교제했는데 그중 한 명은 국내 톱 배우다. 나랑 헤어지고 나서 바로 다 스타급이 됐다”며 전 같으면 숨겨왔을 과거사를 서슴없이 공개했다.
단지 과거의 로맨스만 공개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주가가 급상승한 정가은은 케이블·위성TV 채널 tvN의 ‘택시’에서 무명 시절 스폰서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예전 같으면 그런 소문이 있다는 사실 자체도 펄쩍 뛰며 부인했을 내용이다. 그런가 하면 솔비는 역시 ‘강심장’에서 얼굴이 고양이상인데 성형 수술 후 강아지상이 됐다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자신의 과거를 소재로 삼는 것도 모자라 동료 연예인의 은밀한 과거를 들추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KBS 2TV ‘샴페인’에 출연한 은지원은 젝스키스 당시 멤버 한 명이 여자 연예인 킬러라고 폭로했다. 이 방송 이후 해당 멤버가 강성훈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소속사들은 곤혹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어떤 연예인이 자기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발언을 하고 싶겠나. 하지만 막상 녹화에 들어가면 남보다 독한 소재의 이야기를 하도록 경쟁을 유도하고, 또 웬만큼 자극적이지 않으면 고생해서 녹화한 장면이 통편집 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연자마다 이렇게 주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발언이나 고백을 하다 보니 종종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거짓말 방송 논란이다. 수위가 지나치게 높으면 제작진이 알아서 편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말을 했다가 오히려 ‘무리수’를 둔 발언에 발목이 잡히는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방송인 김예분은 다른 방송에 나온 사연을 자기 경험담처럼 말했다가 거짓말 방송으로 지적돼 제제를 받았다. 연기자 김세아는 토크 프로그램에서 자신과 특정 연예인과의 로맨스를 말했다 나중에 누리꾼과 해당 스타의 반발이 있자, 사실이 아니었다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 슈퍼주니어 이특은 피겨스타 김연아에게 인터넷 미니홈페이지에서 일촌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말했다가 뒤에 이를 정정해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개그계의 선배 박미선과 이성미는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의 발언 수위가 너무 높아져 아슬아슬 할 때가 많다”며 “이러다가 모두가 무너지는 게 아닌가 싶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연출자, 출연자 모두 자정의 노력이 필요함을 여실히 깨닫고 있다. 알고도 못 본체 하는 것은 ‘방관’이다. ‘누가 먼저’ 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라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