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불륜 멜로 찍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혼쭐”

입력 2009-12-18 1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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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아버지’에게도 불륜의 과거가?

중견배우 최불암이 불륜을 다룬 멜로물의 주인공을 맡았던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최불암이 40년전인 1969년에 있었던 놀랄만한 사연을 직접 들려줬다.

최불암은 최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불륜 멜로물의 주인공을 맡았다가 故 박정희 대통령에게 혼난 적이 있었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 작품은 1969년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개구리 남편’. 한국 드라마사에서 최초의 TV불륜 드라마로 기록될 만큼 소재 자체만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온 작품이다.

“제목부터 물에서도 살고 뭍에서도 사는 개구리의 이중생활을 빗댄 표현이었다”고 말한 그는 “집에서는 애 키우는 본처에게 짜증내고, 회사에서는 커피에서 넥타이까지 착착 맞춰주는 비서에게 마음을 뺏기는 유부남 이야기”라고 회상했다.

‘개구리 남편’은 지금의 자극적인 막장드라마에 비하면 낮은 수위. 하지만 당시 영부인이었던 육영수 여사의 격분을 샀다는 얘기가 있으며, 그래서 방송사가 앞당겨 종영했다는 일부 전문가의 설명도 있다.

또 본처 역의 김혜자에게 동정여론이 몰리고, 비서 역의 주연에게 큰 비난이 쏟아지는가 하면, TV 드라마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최불암의 이름을 대중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때 드라마 속 내 직업이 공무원이었는데 그게 문제가 됐어. 어느 날 청와대 공보처에서 연락이 온 거야. 대한민국 공무원이 불륜하면 되겠느냐고. 그때 부산 태종대에서 비서와의 밀회신이 있었어. 일주일치 방송분 촬영을 다 끝내고 월요일에 첫 방송이 나갔는데 방송사에서 연락이 왔지. 촬영했던 옷 다 가지고 빨리 오라는 거야. 결국 다시 찍는 해프닝을 벌였지.”

당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혜자에 대해서는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그때 김혜자는 극중 임신과 출산을 실제로 했어. 진짜 임신한 몸으로 연기하고 출산 연기까지 해냈지. 역시... 지금도 상을 많이 받고 있더라고. 부러워.”

최불암은 이후 ‘수사반장’과 ‘전원일기’, ‘그대 그리고 나’, ‘식객’ 등을 통해 인자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요즘도 SBS주말극 ‘그대 웃어요’에서 두 가족을 어우르는 우직한 어른 강만복 역할을 맡고 있다.

‘그대 웃어요’는 요즘 방영 중인 드라마 중 악역과 불륜 없는 무공해 드라마로 호평 받으며 최근 16회 연장을 확정했다.

“요즘 막장 드라마는 보기도 무섭지만, 지금 내가 맡은 만복에게도 멜로는 있어. 상대 여배우 정소녀가 꽃뱀으로 나와 날 홀린다는데 두고봐야지. 코믹한 듯 따뜻한 황혼의 멜로 보여줄수 있지 않을까.”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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