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서도 코믹쇼 연출 ‘천상 희극인’

입력 2010-07-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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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속 고인의 모습은 여전히 밝다. 원로 코미디언 백남봉이 29일 지병인 폐암으로 눈을 감았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 폐암 타계 백남봉은 누구?

입담·성대모사 탁월 ‘원맨쇼 1인자’
환갑 넘어서 앨범내고 가수 변신도
최불암 “술 한잔 하기로 했는데…”
김창렬·윤종신 등 트위터서 애도

2월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계의 큰 별 배삼룡에 이어 29일 오전 또 하나의 큰 별이 졌다는 소식에 대한민국에는 웃음이 사라졌다.

29일 오전 8시40분 코미디언 백남봉(본명 박두식)이 지병인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1세.

2008년 폐암 진단을 받은 후 항암치료를 받아온 고인은 최근 폐렴 증세가 악화돼 12일부터 서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28일 오후부터 갑자기 증세가 나빠졌고 29일 오전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3일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아내 이순옥 씨와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배우와 진행자로 활약 중인 딸 박윤희가 있다. 입관은 30일 낮 12시, 발인은 31일 새벽 6시며 장지는 경기도 분당의 메모리얼 파크다.

고인의 타계 소식에 누리꾼들은 ‘님의 웃음소리와 목소리 모두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겨야 하기에 더욱 슬프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웃음을 주시던 백남봉 선생님이 그립다’ ‘어린 시절 그의 소박하지만 따뜻했던 코미디를 보며 웃고 자랐다’며 진심으로 명복을 빌었다.

생전 고인과 친분이 깊었던 연기자 최불암은 제일 먼저 빈소를 찾아 “참 좋은 친구가 떠나 슬프다. 빨리 나아 술 한 잔 같이 하기로 했는데...”라며 동료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트위터에서도 연예인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김창렬은 트위터를 통해 “방송하면서 가끔 뵙곤 했는데 안타깝습니다. 좋은 곳에서 더 행복하셨으면”이라고 밝혔다. 가수 윤종신도 트위터로 고인의 타계 소식을 알리며 명복을 빌었다. 개그우먼 김미화는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대신 직접 장례식장을 찾아 선배의 영면을 기원했다.

1939년 전북 진안 출생인 백남봉은 1967년 서울 물랭루즈 무대에서 희극 인생을 시작해 1969년 TBC 라디오 ‘장기자랑’을 통해 데뷔했다. 그는 ‘코미디언을 웃기는 코미디언’으로 인정받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구수한 입담과 함께 ‘휘파람 소리’ ‘뱃고동 소리’ 등 각종 성대모사에 능해 1970∼80년대 최고의 사랑을 받았고 ‘원맨쇼의 1인자’로 불리었다.

데뷔 후 40년이 넘도록 왕성하게 활동해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2006년 ‘청학동 훈장나리’라는 앨범을 내 가수에 도전했고, 병마와 싸우면서도 간간히 가족들과 토크쇼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변치 않는 웃음을 선물했다.

2000년에는 희극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04년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 홍보대사로 위촉돼 금연 홍보에 앞장서기도 했고, 2007년에는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생활체육 홍보대사로 ‘건강지킴이’로 활동해 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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