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신현빈 “어설픈 한국말, 감쪽같나요?”

입력 2010-10-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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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에서 주연급 배역을 꿰차 ‘벼락스타’란 시선이 부담됐다는 신현빈은 연기에 진정성을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 ‘방가? 방가!’로 스크린 데뷔한 신현빈

데뷔작서 베트남 여성 역할 맡아
거친 말투 될때까지 욕설도 공부
노력해서 연기자의 꿈 이뤘어요


신인 신현빈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져 있었다. 데뷔작 ‘방가? 방가!’(감독 육상효·제작 상상역엔터테인먼트)가 9월30일 개봉하기까지, 혹은 연기자가 된 이후 울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은 뒤였다.

1986년생이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한 이력이 ‘심상찮은’데다 오랜 세월 품어온 배우에 대한 열망의 크기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다가왔으니 그 과정의 힘겨움에 대해 묻는 건 당연했다.

“내가 왜 이러지?”라며 연방 눈물을 찍어낸 신현빈은 “후회하지 않기 위해 연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쉽게 연기자가 된 걸로 비치면 어떨까, 운이 좋아 한방에 나타난 연기자로서 실수를 한다면 또 어떻게 보일까” 하는 걱정과 부담도 컸다.

신현빈은 데뷔작에서 벌써 주연급 자리를 꿰찼다. 한 ‘청년 백수’가 부탄인으로 ‘위장취업’해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 속에서 신현빈은 베트남 여자.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게 목표지만 엉뚱하게도 ‘부탄인’과 로맨스에 빠져든다.

스크린 속 모습이 “민망하고 신기하다”는 신현빈은 베트남 여성이 어설픈 우리말을 하는 장면을 위해 베트남어 학자가 쓴 논문까지 뒤져봤다. 실제 이주 외국인들이 녹음해준 대사 테이프를 듣고 또 들었다. “절로 말투가 거칠어질” 때까지 욕설도 연습했다. 캐릭터를 체화하며 고교 시절부터 꿈꿔왔던 연기자가 된 기쁨을 제쳐두고 노력한 것이다.

그녀는 고교 시절 연예기획사 오디션에도 도전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상처 뿐.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2009년 2월 대학을 졸업한 뒤 일주일에 2∼3편의 영화와 1편의 공연을 봤고 한 달에 1∼2번은 여행을 다녔다. 전체 8학기 가운데 6학기를 장학금으로 공부한 덕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그렇게 썼다. 숱하게 본 영화와 배우들의 모습은 갈증을 더했다. ‘정말 하고 싶은가, 그저 유명해지고 싶은 건 아닌가’ 의심하고 자문하고 고민하기도 했다.

결국 오디션을 거쳐 ‘방가? 방가!’에 출연하면서 지난 겨울 밤샘 촬영의 현장을 맛봤다. 어느새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 만족한다”며 환한 얼굴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배우가 되고 싶었을까.

“영화를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또 다른 삶이 있음을 보곤 했다. 배우는 그걸 잘 보여주는 사람이다. 누구든 ‘쟤는 배우지’ 말하게 할 신뢰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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