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슈퍼스타K2’가 남긴 것들] 우리도 ‘슈퍼스타 K’처럼…서바이벌 오디션 열풍

입력 2010-10-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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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경쟁자의 박수
22일 열린 ‘슈퍼스타 K2’ 최종 라운드에서 허각(오른쪽)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존박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케이블 시청률 18% 기적이 탄생했다

케이블채널 Mnet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시즌2(이하 ‘슈퍼스타 K’)가 22일 긴 여정의 막을 내렸다. 163cm 단신에 중졸학력, 천정 환풍기 수리공 출신의 허각이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의 폴 포츠’라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슈퍼스타K’는 케이블TV 시청률의 최고 기록을 매회 경신하며 방송가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트렌드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을 지폈다.


1. 경이적인 시청률 지상파 긴장

준비기간 1년·테이프만 1만개 투입
‘각본 없는 드라마’ 케이블 스타 탄생


허각, 2억을 거머쥐다
최종 결선의 우승자가 된 허각은 상금 2억 원과 부상으로 자동차를 선물받았다

허각, 존박 등 새로운 스타를 배출했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방송의 ‘슈퍼스타’가 됐다. ‘슈퍼스타 K’는 9월3일 7회 때 케이블TV 사상 자체 제작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시청률 10%를 돌파했고, 22일 마지막 회는 18.1%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슈퍼스타K’는 금요일 밤 시간대 안방극장을 장악하며 지상파 방송사를 긴장시켰다. 무엇보다 ‘지상파가 케이블TV보다 우월하다’는 방송의 고정관념을 하나의 프로그램이 허물어 버렸다.

1년의 준비기간, 134만 명의 오디션 참가자, 출연자의 모습을 담은 60분짜리 테이프만 1만개에 달하는 등 엄청난 물량을 투입한 ‘슈퍼스타 K’는 서바이벌 오디션에 휴먼 다큐멘터리를 접목시켜 ‘각본 없는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톱스타가 출연하지 않아도, 자극적인 소재나 선정적인 내용 없이도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2. 오디션 프로 열풍을 만들다

MBC ‘…위대한 탄생’ 내달5일 첫방
경쟁 케이블선 유사 포맷 프로 기획


‘슈퍼스타 K’가 이처럼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자 방송가에서는 유사한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속속 기획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지상파는 일찌감치 준비작업에 들어갔고, 다른 케이블TV 채널도 잇달아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MBC는 ‘케이블 따라하기’란 논란을 무릅쓰고 11월5일부터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을 방송한다. 방송 콘텐츠 제작사 쥬쥬엔터테인먼트도 2011년 6월쯤 케이블TV 채널 SBS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글로벌 슈퍼아이돌 프로젝트 ‘파이널15’(가제)를 방송할 예정이다.

연예전문 ETN과 트로트 전문 트로트24 등의 케이블TV 채널을 가진 예당 엔터테인먼트 도 ‘슈퍼스타 K’와 같은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케이블TV 종합오락 채널인 XTM은 11월5일부터 레이싱모델을 서바이벌 형식으로 선발하는 ‘익스트림 서바이벌 레이싱퀸’을 방송한다.


3. 가요에 대한 대중의 관심 키워

윤종신 ‘본능적으로’ 뒤늦은 히트
젊은층 중심으로 올드세대 노래 떠


8일 방송 직후 주요 온라인 음악사이트에는 강승윤이 부른 ‘본능적으로’가 1위를 차지했다. 이 노래는 원래 윤종신이 5월 프로젝트 음반으로 발표했던 곡.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슈퍼스타 K’를 통해 뒤늦게 히트곡이 됐다.

‘레전드 미션 이문세’에서 참가자들이 부른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빗속에서’를 비롯해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 강산에의 ‘선’ ‘나비의 입맞춤’ 등 80∼90년대 히트곡, ‘노란샤츠의 사나이’ ‘님과 함께’ ‘하숙생’ ‘사랑밖에 난 몰라’와 같은 추억의 노래들이 ‘슈퍼스타 K’에 소개되면서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모았다


4. K출신 스타 주류무대 진출 관심

탈락자까지 기획사 러브콜 이어져
아직 미완의 ★…이제부터가 시작


‘슈퍼스타 K’는 134만6402대1의 치열한 경쟁에서 허각이라는 우승자를 배출했다. 그와 함께 ‘톱11’에 오른 존박 장재인 강승윤 김지수 김은비 김그림 앤드류 넬슨 등도 이미 스타덤에 올랐다. ‘슈퍼스타 K’를 통해 이름을 알린 이들에게는 앞으로 기성 가수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더욱 치열한 서바이벌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출연자들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허각과 존박, 장재인, 강승윤 등 네 명은 이미 여러 음반기획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앞으로 가요계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해 시즌 1의 우승자 서인국을 비롯해, 길학미, 박태환 등 당시 인기를 끌었던 출연자들은 아직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TV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자’라는 이력때문에 지상파 TV에서 견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오디션 과정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는 해도 아직 기존 가수의 스타성과 실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

22일 마지막 회에서 우승자를 발표하고 시상했던 배철수는 출연자들에게 “순위는 무의미하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충고했다.


5. 시청자 참여·‘휴먼예능’ 새 가능성

평범한 인물 스타로 재탄생 볼거리
조작설 내정설 간접광고는 옥에 티


‘슈퍼스타 K’는 높은 인기만큼 많은 이야기를 낳았다. 승자 결정에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실시간 문자투표의 구체적인 점수가 공개되지 않아 조작설이 등장했고, 심지어 ‘특정 출연자의 1위 내정’ 소문까지 돌았다.

시청자 투표의 반영 비율이 70%이다 보니 차분하고 이성적인 평가보다는 강력한 팬덤에 따른 몰표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지적을 받았다. 출연자들의 숙소 생활 등을 보여주는 영상에서 간접광고가 눈에 거슬릴 정도로 많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슈퍼스타 K’는 이웃이나 친구 같은 출연자들이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 ‘나도 스타가 될 수 있다’는 희망 속에 느끼는 대리만족, 반전이 거듭되는 극적인 재미에 감동을 더한 ‘휴먼 다큐’적인 요소가 방송·가요계에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특히 최종 결선에서 허각이 우승하면서 ‘조건이 좋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만들어낸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Mnet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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