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15년 전 ‘서태지…’ 돌연 잠적, 아름다운 음악 End 아닌 And

입력 2011-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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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해체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 양현석 서태지 이주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새로운 음악을 만들기 위한 창조의 고통이 너무나 견디기 힘들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떠나겠다.”

1996년 1월31일 오전 10시45분. 케이블TV 뉴스채널 YTN을 통해 생중계된 화면에서 말끔한 정장 차림의 서태지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전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를 공식 선언하며 팬들과 이별하는 마지막 자리였다.

그 해 오늘, 서태지와 아이들이 돌연 잠적했다. 소속사 요요기획은 “모든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은퇴할 것”이라고 전했다. 잠적은 은퇴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이었다. 4집에 연주곡 ‘굿바이’를 실어 1995년말부터 은퇴설이 나오더니 마침내 은퇴를 선언한 셈이다.

서울 연희동에 살던 서태지는 21일 새벽부터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요요기획 사무실 역시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10일 동안 서태지, 양현석, 이주노는 서울 시내를 돌며 언론과 팬들의 추격을 따돌린 채 잠적했다.

이들의 은퇴에 팬들은 일순간 충격에 빠져들었다. 당시 언론들은 ‘집단 히스테리’라는 선정적 표현까지 거론하며 그 충격의 일단을 지면에 연일 담아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은퇴 발표 전 잠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린 팬들에게 나름대로 준비할 시간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1992년 봄 데뷔 이후 가요는 물론 대중문화 전반에 걸친 큰 변화를 주도했다. 랩과 다양한 장르의 접목 등 새로운 음악적 시도는 물론 패션, 음반, 활동 방식 등에서 기존 대중문화의 흐름과는 전혀 다른 ‘신드롬’을 형성했다. 1990년대 신세대문화를 주도한 이들은 “연예인이 창조하는 하나의 당당한 주체임을 인정받기 위해 싸워왔다”고 은퇴 성명에서 밝혔다.

서태지는 1998년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2000년 귀국,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양현석은 빅뱅과 투애니원, 세븐 등을 키워내는 기획자 겸 음반 프로듀서로, 이주노 역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팬과 교류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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