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대모 서수민 PD, 당신은 누구세요?

입력 2011-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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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 밤,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안겨주는 ‘개그콘서트’의 주역들. 서수민 PD(앞줄 가운데)가 개그맨들과 포즈를 취했다. 그 표정과 포즈가 ‘개그콘서트’ 연출자답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개그맨 배꼽을 빼는 ‘웃기는 여자’
“야! 안돼, 개그맨보다 웃기면 안돼”

‘개콘’ 지휘봉 1년 대변신…김원효 최효종 박영진 송준근 등 발굴


“어후, 말도 마세요. 진짜 너∼무 웃겨요.”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출연진들이 이구동성으로 웃음의 내공을 인정한 이 여자. 바로 ‘개그콘서트’ 연출자 서수민(39) PD다.

자그마한 체구, 똑 부러지는 외모의 그가 ‘개콘’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작년 11월. 이후 ‘개콘’은 거침없이 변화했다. 간판 코너 ‘봉숭아학당’을 폐지했고, 4년 동안 사랑받았던 ‘달인’도 막을 내렸다. 모두 자식같은 코너지만 이유는 단 하나. ‘변화가 없으면 개그도 퇴보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개콘’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100여 명의 개그맨과 함께 행복한 ‘코미디 나라’를 꿈꾸는 유쾌한 서수민 PD를 만났다.


● 세대교체 성공 “우리 아이들 업고 다니고 싶다”

서 PD는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KBS 희극인실에 붙은 개그맨들의 얼굴사진을 자랑스럽게 쭉 둘러보며 “우리 아이들(개그맨)을 업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뿌듯하다”며 웃었다. “그동안 김병만, 김대희, 김준호, 박성호 등 선배들이 메인이었어요. 연출을 맡고 ‘22기에서 뭔가 나와야 하는데’라고 생각했죠. 지금 ‘개콘’은 김원효, 최효종, 박영진, 송준근 등이 메인으로 올라왔어요. 모두 22기예요. 소중한 재산을 발굴한 것 같아 내심 기뻐요.”


● 개그맨보다 웃긴 PD? 통솔자로 당연한 일

서 PD는 개그맨보다 웃긴 연출자로 평가하는 것에 망설임 없이 “그런 것 같다”고 웃었다. “코미디 나라의 절대신은 웃음이죠. 저는 그 웃음을 극대화시키는 통솔자잖아요. 내가 개그감이 없다면 개그맨들이 절 존경하지 못할 거예요. 제가 PD이기 때문에 조금 먹고(?) 들어가는 것도 있긴 해요.”(웃음)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PD들이 등장하는 것이 친숙하지만 서 PD가 ‘개콘’의 조연출을 맡았던 1999년만 해도 PD가 방송에 직접 나오는 건 무척 낯설었다. “그때는 저를 아예 개그 소재로 이용했죠. 아홉 번 정도 출연했는데 광고 제의까지 왔었다니까요. ‘서세원쇼’나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도 출연제의가 왔구요. 지금처럼 트위터나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는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알아봤어요. 지금 생각하면 아찔해요.”


● 여자 PD? 몇 개의 가정을 꾸릴 것인지 고민이 먼저

방송사 여자PD들 사이에서 그는 신화적인 존재로 통한다. 시청률 스트레스와 아이템의 압박이 극심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성공했고, 사랑하는 남자(KBS 드라마국 김성근 PD)와 결혼해 슬하에 예쁜 두 딸을 두었다.

드라마 PD인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는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바쁜 아빠, 엄마 때문에 아이들도 힘들고. 그런데 10년 가까이 살다보니 좋은 점을 알 것 같아요. 개그를 하나의 극으로 본다면 드라마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꽁트를 짤 때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서 PD는 첫 딸을 임신했을 때 KBS 2TV ‘폭소클럽 1’을, 둘째 때는 ‘폭소클럽 2’를 연출했다. 결국 태교도 개그로 했다. 지금 그 두 딸의 개그감은 서 PD도 울고 갈 정도. 그런 점에서 여자 PD 지망생들에 대한 그의 조언은 무척 인상적이다. “PD라는 직업은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그 팀과 하나의 가정을 꾸리게 돼요. 그런 점에서 저는 두 개의 가정을 가진 셈이죠. 여자 PD를 꿈꾼다면 인생의 가정과, 사회의 가정을 어떻게 꾸려갈지 고민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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