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이기우 “‘엄친아’ 이미지 깨버려야 하는데…”

입력 2012-01-06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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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바로 tvN ’꽃미남 라면가게’에 합류해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이기우.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 ‘키다리 아저씨’ 역할 더 이상 안 할래
● 군 생활 헐렁하게 하고 갔단 소리 듣고 싶지 않아
● ‘선생님’ 소리 들을 때까지 연기만 할래요
배우 이기우(31)를 처음 본 건 영화 ‘클래식’ 이었다. 조승우, 손예진과 코믹 춤을 추기도 하고 최루탄에 휩싸인 손예진의 눈에 치약을 발라주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 데 벌써 데뷔 10년차 배우가 됐다.

작년 12월 중순에 종영한 tvN ‘꽃미남 라면가게’ 촬영을 마친 이기우를 만났다. 실제로 본 그는 유쾌하고 예의바른 남자였다. 그는 “저 되게 재밌고 수다도 엄청 잘 떠는 데 너무 ‘도시남’으로만 보시는 것 같다”며 소탈하게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 종영 후 형, 조카와 함께 괌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말하며 “제 조카라서 하는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너무 귀엽고 나중에 크게 될 아이일 것 같다”며 일명 ‘조카 바보’ 발언을 하기도 했다.

▶ “‘꽃라면’ 하는 동안 대사에 손발이 오글”

‘꽃미남 라면가게(극본 윤난중/연출 정정화)’에서 이기우는 최강혁 역으로 양은지(이청아 분)의 키다리 아저씨로서 그를 지켜주며 사랑하는 남자였다. 제대 후 드라마를 선택하며 고민을 많이 했던 이기우는 “첫 작품이 잘돼 다행이에요. 아무래도 전역 후 첫 작품이라 걱정되기도 했거든요”라고 했다.

“제대 후 몸이 좀 ‘말랑말랑’해지고 싶었어요. 마침 제가 아는 감독님께서 ‘꽃미남 라면가게’를 하셨고 감독님도 제가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선택했어요. 아는 분들과 함께 해서 더 쉽고 빨리 연기자로서 유연함을 찾을 수 있었어요.”

이기우는 ‘꽃미남 라면가게’를 통해 유연함을 찾았지만 ‘로코물’만의 닭살스런 대사와 군 생활에서 해보지 않았던 ‘벌렁남’ 연기 등 익숙하지 않았다.

“성격상 닭살 돋는 말 잘 못해요. 남자가 그러면 좀 짜증나잖아요.(웃음) 그리고 주변에 이성 친구는 거의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서 남자애들이 많아요. ‘벌렁남’ 같은 경우도 군대에선 절도와 각이 생명인데 익숙하진 않았죠."

‘꽃라면’이 끝나고 난 이기우는 굳게 결심한 것이 있다면 삼각관계에서 떨어져나가는 남자 역은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이기우는 데뷔작 영화 ‘클래식’ ‘달콤한 거짓말’ 드라마 ‘스타의 연인’ 등 전작들을 살펴보면 여자주인공을 보살펴주고 보내주는 역을 많이 해왔다.

“일명 ‘낙동강 오리알 전문배우’죠.(웃음) 극적으로 보면 의미 있는 역이지만 이젠 싫어요. 이런 역을 맡다보니 진짜 실제로 제 사랑도 이렇게 돼 버릴 것 같아요. 여자주인공과 이뤄지지 않을 바엔 남자와 맺어지길 바란 적도 있다니까요. (웃음) 그래서 이젠 남자주인공을 하고 싶어요.”

▶ “군 생활은 내 연기 생활의 터닝 포인트”

이기우는 “영화 ‘푸른 물고기’ 한석규 선배님을 보며 연기자 돼야겠단 생각했어요” 라며 어렸을 적 연예인이 되고픈 맘에서 ‘배우’로 꿈을 키워갔다.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제대한지 6개월도 안 지난 이기우에게 “군대에 다시 가는 꿈을 꾸진 않았나?”라고 장난으로 물어봤더니 “휴가복귀 왜 안하냐는 꿈은 꿔봤다”며 “기분이 잠깐 안 좋았는데 ‘아 나 군 생활 끝났지?’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죠”라고 했다.

사실 이기우는 제대하기 전 매년 육군에서 선발하는 특급전사에 선발되기도 했다. 또한 군대 가기 전 신체검사에선 공익근무요원으로 판정받았지만 현역으로 자원입대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도 군 생활은 힘들기 매한가지였다.

“처음은 힘들었죠. 8~9살 어린 선임들의 속옷을 개키는 일이나 심부름을 할 때 ‘이런 것도 해야 되나’ 싶었는데 나중엔 괜찮아졌어요. 그리고 제가 나이가 더 많다보니 선임들 다루는 법을 알겠더라고요(웃음)”

이기우는 힘든 군 생활을 누구보다 성실히 임했다. 그는 “대부분 연예인들은 군 생활을 편하게 할 거라 생각하는데 안 그렇거든요. 괜히 연예인이라고 군대생활을 헐렁하게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진 않았어요.”

군대에 다녀온 후 이기우는 ‘배우’라는 직업이 자신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깨달았다.

“군대 가기 전 연기생활은 그냥 즐거운 삶이었어요. 근데 군대 가서 TV에 나오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했던 일이 정말 소중한 일이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아무나 브라운관에서 연기할 수 없잖아요. 연기자들이 정말 대단해보였고 ‘제대 후에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군 생활이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 “안성기-정재영 선배님 같은 배우 되고 싶어요”

이기우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 동안 굳어져버린 ‘엘리트’ 이미지를 깨고 싶다고도 했다. 그 동안 그는 실장님, 부잣집 아들 등 엄친아 역을 많이 맡아왔다. 그 때문에 실제 고위공직자의 자제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는 “‘엄친아’이미지 문제예요.(웃음) 실제 저는 연예인이라고 꾸미고 다니는 스타일도 아녜요. ‘꽃라면’ 최강혁도 흐트러진 모습, 어설픈 모습이 맘에 들어서 선택했어요. '엄친아' 이미지 이제 깨야죠." 라고 했다.

“하지만 단점을 찾기 힘든 것 같긴 하다”고 하자 “저 단점 무지 많아요. 코도 골기도 하고, 물건 살 때 정작 사려고 했던 물건 안사고 다른 물건을 사기도 하고… 의견을 정확히 피력하지 못해요. 약간 시키는 대로 하는 편이예요.”라고 말했다.

이런 그는 앞으로 배우 안성기와 정재영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안성기 선생님은 성품이 좋으시잖아요. 정말 멋지신 것 같아요. 그리고 정재영 선배님은 ‘동네 형’ 같은 친숙한 연기를 너무 잘 표현하시잖아요. 저도 그냥 ‘아는 형’ 느낌으로 연기해보고 싶어요.”

또한 이기우는 기회가 된다면 KBS 2TV ‘1박 2일’ 같은 야생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해보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는 “제가 워낙 주위에서 잘 안 챙겨줘도 잘 사는 편이예요. 산에다 던져놓고 ‘너네 알아서 살아봐’ 라는 리얼 예능에 출연해보고 싶어요.”

결혼 적령기에 들어간 그에게 “연애는 언제 할 생각이냐”고 물어보니 “진짜 이젠 결혼할 사람 찾아야 해요. 예전엔 한 번에 반하고 연애를 해서 조금 고생을 하기도 해서 이제는 조금 천천히 찾아보려고요. 이상형은 성품이 좋았으면 좋겠어요. 욕심이 없고 배려심이 있는 그런 분? 그리고 ‘명품 백’보단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런 여성이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배우 이기우의 최종 꿈은 무엇일까.

"정말 어려운 꿈이에요. 저는 ‘선생님’이란 소리를 들을 때까지 연기하는 거? 또 진정성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글·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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