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일간의 반성문 ‘아무도 … 거짓말’

입력 2012-02-13 16: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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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일곱 번째 사표를 쓰고 먼 길을 떠난 남자. 이유는 단 하나. 행복해지고 싶어서.

한때 잘 나가는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였지만 저자는 “명함없이 살아온 지 여러 해”라고 말한다. 그 ‘여러 해’ 동안 저자는 여행을 했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짝사랑도 병이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라는 다소 희한한 제목의 여행책을 두 권 썼다. 이번 책은 저자의 세 번째 여행책이다.

독일, 미국, 터키,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이란, 미얀마, 태국, 라오스 ….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에는 수없이 많은 국경을 넘나든 그의 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415일간 여행의 기록을 저자는 ‘반성문’이라고 고백한다. 여행과 현실의 간격을 메우지 못한 미욱함에 대한 반성이다. 저자가 평소 좋아하는 말인 “‘같이’를 ‘가치’있게 지켜내지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도 있다.

여행작가 변종모가 길 위에서 깨달은 것은 이렇다.

· 여행에서 ‘이력’은 필요없고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
· ‘신분’보다 ‘본분’이 중요하다는 것.
· 발이 무거워지는 만큼 머리는 가벼워진다는 것.
· 피부가 거칠어지는 동안 마음은 부드러워진다는 것.
· 소통하지 못하더라도 소외될 일은 없다는 것.
· 그 무엇보다 ‘사람’을 기억하게 된다는 것.

저자는 “여행의 반대말은 삶의 끝”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당신은 살아가는 동안 여행자”라고 말한다.

‘나’조차 데려가지 않는, 먼 여행을 꿈꾼다면 권하고 싶은 책. 한 장 한 장 읽어가는 동안, 어느새 먼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의 마음과 마주치게 된다.

변종모 저|달 출판사|1만3000원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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