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지 “100% 꽂힌 영화, 노출도 관객사랑도 어찌나 좋은지…”

입력 2012-06-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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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에서 몸종 ‘금옥’을 연기한 조은지는 영화에 긴장을 불어넣으며 관객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영화 ‘후궁’ 금옥 역 조은지 전성시대

현실적인 욕망…시나리오 읽고 확신
‘후궁’은 공감 포인트 많아…흥행몰이
관객들 “새롭다” 반응엔 울컥하기도
꿈이요? 먼 훗날 공로상 받고 싶어요

배우 조은지(31)는 얼마 전 극장에서 만난 관객으로부터 “정말 새로웠습니다”는 말을 들었다. 조은지는 그 순간 “가슴에서 뭔가가 울컥 올라왔다”고 돌이켰다.

150만 명 돌파의 흥행작 ‘후궁:제왕의 첩’(감독 김대승, 이하 ‘후궁’)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조은지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권력을 둘러싸고 이야기를 펼쳐가는 조여정, 김동욱 등 주인공들과 달리 영화에서 조은지는 밑바닥에서 출발한다. 권력의 단맛을 본 뒤 어리석은 욕망에 사로잡혀 빠르게 파멸하는 몸종 금옥을 연기했다.

조은지는 ‘후궁’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펼치며 관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존재조차 흐릿하던 금옥이 거대한 권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과정은 조은지의 소름 돋는 연기와 만나 영화에 긴장을 불어넣는다. 드라마 ‘개인의 취향’이나 영화 ‘쩨쩨한 로맨스’에서 보여준 털털한 성격의 인물들과는 색깔부터 다르다.

올해 조은지의 연기 활동에는 가속 엔진이 붙었다. ‘후궁’에 이어 액션 스릴러 ‘내가 살인범이다’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촬영을 앞둔 액션영화 ‘런닝맨’의 여주인공으로도 발탁됐다.


● “명확한 시나리오에는 ‘꽂힐’ 수밖에 없어요”

조은지는 ‘후궁’에서 왕(김동욱)의 침소에 드는 장면을 소화하며 파격적인 노출 연기도 소화했다. 중전(조여정)의 몸종으로 궁에 들어왔지만 강제로 맺은 잠자리 이후 자신이 중전에 오르고 싶은, 무모한 욕망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금옥은 0에서 출발하는 여자에요. 엉겁결에 권력의 맛을 보고 밑도 끝도 없이 권력을 향해 나아가요. ‘어쩌면 이렇게 무모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한 번에 끓어오르는 욕망이 어쩌면 더 현실적인 것 같아요.”

조은지는 ‘후궁’의 시나리오를 읽은 뒤 “심오한 이야기를 명확하게 풀어내는 데 공감했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찜찜한 부분이 있거나 단 1∼2%라도 자신감이 부족하면 출연할 엄두를 내지 않아요. 그런 저의 마음을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유지해야 하니 100% 확신이 들 때에야 출연하는 거죠.”

조은지는 ‘후궁’이 비슷한 시기 개봉한 여러 경쟁작을 제치고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배경은 사극이지만 현대인들도 충분히 공감하는 포인트가 많아서”라고 분석했다. “권력을 갖고 싶은 사람의 욕망이나 가질 수 없어서 좌절하는 모습, 그리고 권력이 만드는 잔인한 면들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잖아요. 물론 금옥처럼 본능적이고, 그래서 똑똑하지 않은 아이가 희생되기도 하고요.”

영화에서 금옥의 욕망이 향한 곳은 중전의 자리다. 금옥이 아닌 배우 조은지의 욕망을 물었다. “욕망이라기보다는 꿈이라고 해두자”고 말한 조은지는 “오래 전부터 꿔온 꿈은 시간이 흐른 뒤 공로상을 받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30대 초반 여배우의 꿈으로는 엉뚱하다. 그런데도 조은지는 “20대 중반에 갖기 시작한 목표”라고 말했다.

“몇 년 전에 여성영화제 진행을 맡았는데 그 해 공로상을 황정순 선생님이 받았어요. 무대 뒤로 황 선생님이 출연한 영화 장면들이 나오는데 눈물이 핑 돌았죠. 한국영화에 기여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을 꾼 건 그때부터죠.”

조은지은 7월 초부터 ‘런닝맨’ 촬영을 시작한다. 우연히 일급 정보를 입수한 자동차 정비공이 의문의 세력에게 쫓기는 이야기. 조은지는 신문사 사회부 기자 역을 맡아 신하균과 호흡을 맞춘다. “딱딱하지 않은 무데뽀(‘막무가내’란 뜻의 일본어) 여기자”다.

“얼마 전 영화 ‘아티스트’를 보면서 무성영화에 대한 환상이 생겼어요. 무성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호기심도 커졌죠. 제 연기에 더 확신을 갖고 여러 작품에 도전할 생각이에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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