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복수혈전’

입력 2012-09-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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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퀸’, ‘다섯손가락’, ‘착한남자’, ‘유리가면’ (위로부터 시계방향) 등 복수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사진제공|MBC·SBS·KBS·tvN

■ 방송가 ‘흥행불패’ 복수극 열풍

‘메이퀸’ ‘착한남자’ ‘유리가면’ 등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서 우위 점해

연이은 사건 사고…불안정한 사회
시청자들 권선징악에 카타르시스

안방극장에 복수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복수극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복수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지만, 한동안 안방극장에 로맨틱 코미디와 사극이 대거 방영되면서 복수극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복수극은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을 포함해 네 편. 지상파 3사가 모두 복수극 1편씩 방영하고 있다. 주말에는 MBC ‘메이퀸’과 SBS ‘다섯 손가락’이 동시간대 경쟁을 펼치고 있고,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 그리고 케이블채널 tvN 일일드라마 ‘유리가면’이 방송 중이다.

복수의 상대나 구조도 다양하다. ‘메이퀸’은 조선업이 발전하던 시기에 태어난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의 원한을 청산하는 과정과 함께 그들의 야망과 사랑, 배신과 복수, 몰락과 성공을 다룬 작품이다. ‘다섯손가락’은 천재 피아니스트들의 사랑과 악기를 만드는 그룹의 후계자를 놓고 벌이는 암투와 복수, ‘착한남자’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배신당한 남자의 복수, ‘유리가면’은 살인자 딸로 태어나 가혹한 삶을 살아야 했던 여자의 복수를 그린 드라마다.

계속되는 표절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다섯손가락’을 제외하고 ‘메이퀸’과 ‘착한남자’ ‘유리가면’은 동시간대 작품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복수극 흥행불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자극적인 설정과 전개로 자칫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얻기 쉬운 복수극이 이토록 방송가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뭘까.

일단 ‘복수’라는 소재 자체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내면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극적장치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 또한 복수극 장르의 필수조건인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시나리오,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 등의 조화도 인기 요소로 꼽히고 있다. 또한 최근 각종 사건 사고가 범람하는 최근의 불안정한 사회의 분위기 역시 복수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사회가 무질서하고 부조리가 많아질수록 응징이나 복수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지고, 극 중에서 행해지는 악에 대한 응징에 높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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